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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rinsic thinker Oct 25. 2023

공실률 들여다 보기

① 오피스 공실률

공실률의 의미는?


공실률(空室率),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있는 정의는 '업무용 빌딩에서 비어 있는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로 정의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업무용 부동산 이외에도 상가나 다른 상업용 혹은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이 의미로 사용한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으나 중국어로는 置率空闲率闲置率, 영어는 vacancy rate로 쓰고 있다. 필자는 '빌 공'자에 대한 비선호로 과거 보도자료 등에 의도적으로 '빈 사무실', '빈 상가'와 같이 빌 공(空) 자 대신 우리말로 쓰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중국어의 한가할 한(閑, 闲) 자나 영어의 vacation과 'vac'어원을 같이 사용하는 Vacancy 용어에서 보면 공간적으로 비어 있는 의미뿐 아니라 공실은 '제 역할을 못하는', '한가히 놀고 있는' 뉘앙스를 주기도 한다.  


공실률은 기본적으로 전체 공간(면적) 대비 빈 공간(면적)의 면적을 의미하며 한 건물뿐 아니라 어떤 특정 지역에서도 샘플조사에 의해 전체 면적 대비 빈 공간의 비율을 추정하여 지역 공실률을 산정하기도 한다. 

지역으로 이 의미가 확대되면서부터는 오피스나 상가와 같은 해당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 등의 시장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며 해당 부동산 시장현황의 원인이 경기가 나빠지고 좋아지는 것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공실률이 늘어나고 줄어들고 하는 것으로 경기가 어떤지를 설명할 때도 공실률을 인용하기도 한다. 


또한 어느 특정 시점(일반적으로 조사시점)의 공실을 조사하고 공실률을 산정하는 것을 시간적으로 확대하여 어느 기간 동안의 점유 개념도 포함되기도 한다. 특히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의 경우 이용 시간이 짧고 연속적이지 않은 경우 공실률과 반대 개념인 점유율(Occupancy rate)을 구해 호텔 수익성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오피스 공실률


한국부동산원에서는 전국의 업무용 건물들의 임대 현황을 표본조사하여 매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최근 발표한 전국 오피스(업무용) 부동산의 '23년 2분기 공실률은 9.4%로 나타났으며  2021년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 최근 주춤하는 형국이다.  

이중 서울을 보면 서울 전체 공실률은 6.2%로 전국보다 3.2% p 낮다. 서울의 주요 업무 권역 중에 도심은 9.2%로 서울 평균보다 높으나 테헤란로는 3.3%, 여의도는 3.5%로 서울 평균보다 더 낮은 공실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권역 프라임급 또는 A등급 오피스가 샘플에 많이 포함되어 민간 부동산 회사에서 발표하고 있는 공실률은 이보다 훨씬 낮아 주로 2%대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 데이터 (2022년 이후 신표본)



공실률은 왜 낮아질까?


펜데믹기간 수요 감소 적음
분양 및 주거 상품 우위 부동산 시장


코로나 19 시기를 겪으면서 재택근무 확대 등 오피스 수요 증가요인이 급격히 줄어들었던 시기를 지났고 이후 특별히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낮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고 추세적으로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테헤란로, 여의도 등 서울 주요 권역의 공실률은 점점 낮아져 3%대의 매우 낮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오피스 임대차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사무실 부족현상은 더 심하다. 불경기 속에 이동도 적고 비어 있는 사무실도 적은 이례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런던, 뉴욕 등 글로벌 메가시티의 공실률이 20년래(來) 최고이며 런던이 9%, 뉴욕이 13%라는 기사를 접하다 보면 서울의 공실률은 정말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들 도시의 공실률 증가는 코로나팬데믹 이후 재택 등 하이브리드 근무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오피스 수요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팬데믹 때에 재택근무는 늘었으나 봉쇄 수준으로 가지 않고 잘 유지했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급격히 사무실을 줄이지 않았으며 팬데믹을 벗어나면서도 순조롭게 복귀하면서 수요의 변동이 적었던 것이 다른 점인 것으로 보인다. 


수요의 증가 요인이 없다면 공실률 감소의 원인은 공급에서 찾아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래의 그래프는 국토부 세움터 통계 중 상업용 부동산의 준공 및 멸실 물량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체로 살펴보았지만(업무시설 통계 중 오피스텔도 포함되어 있으며 멸실되는 근생 상가에도 사무소용도의 임차인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 최근 준공 물량은 많이 줄었고 반면 멸실물량은 조금씩 늘어 서울의 경우 준공물량의 1/3 수준에 달했다. 

즉, 공실률이 낮아진 데에는 멸실물량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늘어 난 가운데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오피스만의 통계 분석을 위해서는 raw data를 통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함)

과거에도 분양 상품이 호황인 시절에는 상업지역에 주로 사옥 또는 임대 운영하는 오피스보다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의 분양 시장이 주류가 되었고 이때의 오피스 공급이 줄었던 경험이 있었다. 

더욱이 서울, 역세권 등의 가용 부지의 지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 토지가격에 맞는 수익성 있고 투자금 회수가 빠른 개발로 유인되다 보니 주거 용도의 분양상품이 늘었던 것이다. 


자료 : 세움터 인허가 통계 데이터 분석


앞으로 공실률은?

앞으로의 공급이 어떻게 될지를 보려면 인허가 물량과 착공물량을 보면 된다. 착공 후 크게 문제가 없다면 2~3년 후면 준공되기 때문에 지금의 착공 물량은 2025~2026년의 공급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이다. 

서울의 경우만 보면 2018년~2021년까지 인허가 물량은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21년 전년보다 인허가 물량이 는 것과 반대로 착공물량이 줄어들었고 2022년에는 인허가마저 급감했다.  브릿지론, PF대출 등 개발사업의 금융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그래프에서 최근 상업용 건물의 착공 물량으로 볼 때 2023년~2025년까지의 오피스 공급은 늘어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업무지역의 낮은 공실률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 악화가 지속되어 근본적인 오피스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 경우...


자료: 세움터 인허가 통계 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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