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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얼굴 학생 Jun 08. 2024

2024. 06. 06. (18:00 ~ 23:00)

 대학교에 있다. 나이는 그대로, 기억도 그대로. 그 상태로 대학생이 되어 수업을 듣는 모양이다.


 건물 내부, 어느 긴 벤치에 앉아있다. 여기저기 익숙한 것 같은 얼굴들이 있다. 그때, 저 멀리서 한쌍의 남녀가 걸어온다. 남자는 특색이 없으나 편한 부위기, 여자는 꽤나 화려하게 생겼다. 꿈 속의 나는 이 둘을 알고 있다. 구면인 듯하나, 대학교 시절에는 그리 친하지 않았던 눈치다.



 남녀가 바로 내 옆에 앉는다. 여자는 나보다 한 살 연상, 화려한 외모인데다 말을 붙이기 어려운 차가운 인상이다. 말이나 걸어본다.


  - 누나 오랜만이네요

  - 어 안녕! 잘 지냈어?

 말을 걸어주길 기대라도 한 마냥, 차갑던 인생이 한번에 바뀐다. 마음이 놓이고, 대하기가 조금 편해진다.


  - 잘 지냈죠. 누나는요?

  - 나? 나도 잘 지내지.

  - 학교 오랜만이네요. 누나 데이비드 형 기억해요?

  - 그럼

  - 누나는 데이비드 형 어떻게 불러요? 데이비드라고 부르죠

  - 나는 데이비드라고 부르지


  - 너도 수업 듣는 거야? 학교 오래 다니네

  - (현실의 기억이 혼합되어) 네 저는... 학교 오래 다녔죠

  - 우리 나이대가 별로 없어

  - 저는 사실 일하고 있는데

  - 아 일하고 있어? 잘 됐다!

  - 네 그런데

  - 뭐가 안 좋아?

  - 네 저는,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안 들어요.

  - 그렇구나... 나도 지금 나이가...



 장면이 갑작스레 전환된다. 눈앞에는 G 대리가 앉아있다.


  - 저,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싫어요.

  - 일이 싫어? 나도 너무 싫었어

  - 대리님도 그랬어요?

  - 그럼.

  - (실망한 기색으로) 그런데 어떻게 지금까지 계속 하셨어요? 가족이 있어서인가요

  - 나는 부인이...

  - 부인이요? (그만두면 절대 안된다 그런 거였나요? 아니면... ... )


 이야기하려했으나, G 대리는 가족을 본 듯 저쪽으로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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