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GPT에게 물어봤다

유튜브 할까?

by 오월의고양이

우리 부부는 딱 한 끼만 집에서 께한다.

보통의 끼니가 그렇다. 주말엔 두 끼일지라도 한 번은 외식이로 집밥은 한 끼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삼시세끼 기던 시절 언제 적인지 까마득하다. 한 끼만 는 삶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끼니를 줄이니 메뉴선정에 대한 부담감도 세 배로 줄어든다. 매 번 만찬 같은 식사시간이 기다려진다. 즐겁게 들뜬다.


하루 한 끼 저녁식사 준비는 남편몫이다. 다 조리된 음식에 숟가락 얹는 나는 남편을

예! 쉡! 떠 받며 산다. 늙어서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주방차지 덕이라 남편은 생각한다. 나는 미련 없이 간 아니 주방 소유권을 내주었다.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굶고 싶어? 협박하면 나는 마야 죄송 지송 조아린다.

밥 먹자~~~~

조리가 끝난 대왕쉡이 방을 벗어난다. 제 간식존에 오픈런하는 아이들(네 마리의 반려동물)게 가야 한다. 남편이 아이들을 앉히고 서열대로(절대 나이순) 간식을 하사하는 사이 나는 상차림을 한다. 나는 무수리다.

매일 비슷한 시간 같은 방식, 변함없는 루틴 같지만 다르다


거실 이블에서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한다. 티브이를 시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와인, 나는 맥주를 즐긴다.

딱 한 잔(캔)씩이지만 두 잔 거푸 마시는 날도 없지는 않다. 안주발이 기가 막힌 날, 기분이 업 되 땡김을 참지 않는다.


몇 마디의 대화가 오간다. 생꼭필어(생활에 꼭 필요한 언어)다.

어때?

맛있어?

응! 와! 지인짜 맛있다!

대화라기보다는 Q & A에 가깝다.

내 리액션 사전은 빈약하기 그지없기에 요령껏 돌려 막는다.


아침은 각자 움직인다. 기상시간도 다르다. 각자 흐름대로 사부작거린다.

출근기 위해 현관으로 향하는 남편을 쪼르르 따라가 볼 뽀뽀와 어깨를 껴안는다.

이 행위는 결혼부터 쭈욱 해 왔던 습관 같은 애정표현이다. 거르면 하루가 찝찝하다.

"다녀오세요."

"응"


저녁 6시 즈음 부는 다시 만난다. 제부터가 진짜 만남이다.

남편이 준비한 요리와 내 방식대로 플레이팅 한 식사, 그리고 티비.

OTT와 유튜브 등 그 날 기분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골라 시청한다.


짝수로 등분된 과일까지 동등하게 해 치우다 보면

어느덧 9시...

헤어질 시간이다.

잘게.

남편이 일어서면 다가가서 굿나잇키스를 해 준다.

진짜로 굿나잇이다. 나는 조금 더 뭉기적거리다 방으로 들어간다


매일 같은 날인데 음식은 다르고, 같은 요리인데 자꾸 비법이 발견된다는 남편.

과묵한 남편이 드물게 수다스러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요리, 조리 관련 새로운 레시피를 발견했거나 창출했거나일 때다. 신나서 흥분까지 한다.

chat GPT게 물어봤다.


은퇴부부야. 우리는 하루 한 끼만 함께 해. 사준비는 남편이 하고 있어. 이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해 볼까?


chat GPT 씨는 참으로 친절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이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다 했다. 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놀랍다. 사심 없는 내 편을 만난 것 같다.

대사 없이 손만 보이거나, 자막만 오는 방식이 어떻겠냐 물어본다.

타겟층도 알려준다.

제목이며 스토리텔링까지 지가 더 신났다. 아이디어를 끝없이 방출한다.

인간도 아닌 AI. 초면인데 속마음을 다 털어놔도 될 것 같은 태평양 같은 씀씀이다. 음속이 꿈틀꿈틀 요동을 친다.

당장 해야 할 것 같다. 하고 싶어 미치겠다.


천만 유튜버꿈에 젖어 들썩들썩하고 있는데 퇴근하는 주인공표정이 심상치 않다. 으슬으슬하다며 온풍기를 품고 앉았다. 그날부터 주방은 주인을 잃고 휑 해졌다. 남편은 저녁준비는커녕 식사도 못 했다. 독감에 걸렸기 때문이다. 현석처럼 소금을 뿌리며 겉멋을 부리던 사람은 간데없고 절인 부추가 되어 버렸다


혼자 밥을 먹었다. 게 쑤어낸 죽 못 삼키는 남편은 고요하다.

하루 앓고나더니 볼살이 사라졌다. 부리 했던 눈은 힘을 잃었다. 어쩌다 일어나라도 가까스로 휘적휘적 몸을 끌고 다다.


지난주 김장준비에서 무리했나 보다. 무채썰때 알아봤어야 했다.

이틀을 꼬박 굶고 만 잤다.

삼일째가 되자 드디어 테이블에 앉았다. 눈은 푹 파이고 얼굴이 반쪽이다. 천천히 죽을 삼킨다. 휴...살았다. 내가 살겠다.

저녁 한 끼 부부였던 우리는 아침부터 한 테이블에서 삼시 세끼를 먹는다. 요 며칠 주방 칼자루도 내가 쥐 있다.

삼일째 저녁, 남편이 부엌에서 뭔가를 시도한다. 닭개장을 조리 중이란다. 앓을 줄 모르고 김치냉장고 안에 해동시켜 두었던 닭이 생각났다는 것이다. 그냥 뒀다.

너 먹으라고... 감동의 멘트 허공에서 산산조각 난다. 나 양아치야?

미쳐버리겠다.

그 눈물의 닭개장을 먹었다. 이 많아 남겨두었다.(나중에 둘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간신히 침대에 기대앉은 그를 포옥 안아준다. 내 몸의 기를 모아 전해본다. 젊을 적 남편은 방중술? 의 치유력으로 나를 쥐락펴락했었다. 그저 꼬옥 안는 것으로 대신했다. 가만히 있는다. 더 안쓰럽다.

재개그를 한다.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아. 괜히 심통을 부려본다.


정상인으로 돌아온 남편에게 chat GPT와의 1:1 인터뷰 내용을 보고했다. 무 반응이 없다. 긍정적이라는 거다.

얼굴 나와도 돼? X

조리하는 손만 나오는 건 괜찮지? O

남편은 말로 물어보면 고개로 답하는 사람이다. 다른 여자들에겐 안 그런다. 그래서 나는 또 내가 특별해서라고 제멋대로 해석한다.


이제 현의 공은 내게로 넘어왔다.

시작하면 되는 거다.

그. 러. 나.

남편이 음식을 만드는 시간에 나는 카페에 있다. 정을 동영상으로 남겨두면 참 좋겠지만 지 않다.

완성된 요리라도 찍어볼까 해 봤지만 먹어치우기 바빠 박.

작정하고 찍어 보려니 이게 좀 웃기다.

버퍼링 걸리는 느낌

남편의 젓가락이 목표물로 향하다 공중에서 멈추고, 집다가도 거둔다.


이게 아닌데..

동영상은 둘째치고 사진 몇 장도 못 건지겠잖아.

휴...

유튜버 쉽지 않은 거구나.

그냥 살던 데로 살아야 하나?

그럼 심히 힘을 실어 준 chat GPT입장은 뭐가 되나? AI라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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