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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정직한 건 내 몸뚱이.

by Jazzy

앓던 사랑니를 빼고 잇몸이 차오르길 기다리는 중이다. 뼈까지 갈았으니 세 달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 전인가 얼굴에 뾰루지 두 개가 올라왔다. 이젠 이렇게 쉽게 여드름이 올라올 나이도 아닌데 두 개나 올라오다니! 다음 날에는 뾰루지가 더 땡땡해졌다. 뾰루지를 꾹 눌러보니 세상에, 사랑니를 빼고 휑한 잇몸 그 자리다.

마취주사 맞고, 뼈도 갈고, 멀쩡한 이도 뽑았더니 안에서 난리가 났나 보다. 우리 몸이 이렇게 정직하다.


어제는 친한 동생을 만났다. 남쪽 지방이라 겨울이라도 많이 춥진 않지만 최근 며칠은 영하로 떨어져 오전에 칼바람이 불었다. 카페에서 만났는데 동생이 날이 추워서 콧물이 난다며 휴지를 몇 장 챙겼다. 그러고 보니 나는 콧물이 안 나네? 나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콧물쟁이다. 뜨거운 걸 먹거나 바람 부는 곳에 잠깐 나갔다 오면 콧물 닦기 바빴다. 겨울 내내 콧속이 찢어져 피가 나기 일쑤였는데 코를 만져보니 너무 멀쩡하다.

작년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놀라서 새해가 되기 이틀 전부터 야채수프를 끓여서 하루 한 끼 정도는 무조건 먹었는데 아마 그 덕인 것 같다. 이제 2주 정도 됐는데 이렇게 금방 효과를 보다니 정말 놀랍다.

코가 안 아픈 걸 눈치 못 채고 있었는데 친한 동생이 휴지를 챙기는 순간 엇! 하고 야채수프가 생각난 거다.


추리소설의 마지막쯤에는 앞부분에서 알쏭달쏭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퍼즐 완성되듯 촤악 하면서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야채수프 2주를 먹고 나니 우리 집 퍼즐도 맞춰진다. 초겨울에 방 온도가 그렇게 낮지 않은데도 제비는 내복에 후드까지 뒤집어쓰고도 춥다면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잤다. 운전을 하려고 앉으면 명치가 답답하고 아프다고 했다. 밥 한 숟가락 뜨면 기침을 여러 번 한 뒤에야 넘길 수 있었고, 자기 전에는 몸이 으슬으슬하니 쌍화탕이라도 하나 마시고 잠이 들었다.

지나고 보니 제비의 몸도 살려달라고 나 아프다고 계속 말하고 있었는데 모른척하고 잘 때는 방온도를 더 높이고, 밥 천천히 먹으라고, 감기약만 데워줬다니.

아직 2주밖에 안 됐지만 제비는 잘 때 내복 하나만 입고 자고, 밥 먹을 때 기침을 하지 않는다.


올해는 '우리 건강'이 나의 1번 목표인데 우리 몸을 더 잘 살펴보면서 지내야겠다. 몸이 작은 암시라도 주면 꼭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해결하고야 말겠다.

우리의 몸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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