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누아 아체베 지음
제목이 솔깃하고, 아프리카 문학이라는 생소함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 내 마음과 몸은 제목처럼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다.
대충 스토리를 읽어보니 열악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상황에서
제국주의 열강에 짓밟혀진 시대에 그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믿으며
살아냈을까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절하게 무너지는 상태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살고 극복했는지의 이야기보다, 무너지면서 오랫동안
내려왔던 그들만의 풍속과 생각을 제시함으로써, 결코 무시할 수 없고
무시당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우리에게, 아니 최소한 나에게, 아프리카는 그냥 미개하고 못살고
별로 들여다볼 것이 없는 존재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생긴 지독한 편견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아프리카만의 생각과 믿음과 삶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만의 질서와 삶이 우리와 다르고, 우리보다 못 산다고 하여
아무 가치가 없거나, 무시당해도 마땅한 것은 분명 아닐진데
책을 읽으며 그 동안 나의 어설픈 무지 속에 핀 경시가 부끄럽기만 했다.
문학의 힘은 어쩌면 나와 같은 사람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생각하게 하는 위대한 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오콩코는 우무오피아에서 아버지의 부족함과 무책임함을
반면교사로 삼아 부족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실력과 힘을 기른다.
그렇지만 우연한 사건으로 부족에서 추방되어 칠 년 유배 생활을 하다가
다시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그곳은 제국주의 열강의
마수에 이미 지배당하고 있었다.
이에 저항하는 미약한 오콩코는, 결국 집회를 해산하러 온 사람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를 포함한 원주민은 제국주의에 대항하기에 너무 힘이 없다.
어찌보면 오콩코의 죽음은 한 줄 기삿거리는 될지모르나
대세에 아무 지장 없는 해프닝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의로운 죽음은 최소한 그들이 살아왔던 삶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증거함으로써 무엇이 더 바람직한 삶의 방식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힘 있는 자는 그저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약자 자를 짓밟는 것을 정당화할 때가 있다.
다를뿐이지 힘이 있다고 하여 더 우월하고 남을 짓밟아도
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들에게 그것은 가문의 보도처럼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될 때가 많다.
피부색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고
아무 죄 없이 다른 사람을 말살하는 것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하고 비참한가.
그건 야만의 시대일뿐이다.
현대 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야만은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고,
누구도 힘있는 자의 횡포에 맞서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이것은 인간의 본성인가 싶을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슬플뿐이다.
낯설은 아프리카의 풍속과 삶을 조금 들여다보며
인류는 각자 나름 존중받아야할 당위가 있고
무엇이 되었든 서로 지켜줘야할 영역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