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번호 1588

by 헌화가

여기는 어디더냐?

사우나가 아니더냐!

눈앞에 펼쳐진 건

동물의 왕국이다


사자부터 토끼까지

컬렉션도 다양하네

한 편의 동물다큐

찍는 줄 알았구나


사회에선 동물다큐

많이 좋아했었는데

여기 와서 질리뿟다!

두 번 다신 안볼란다!


요래조래 살펴봐도

내 몸에는 문신 없네

용정도는 있어줘야

탕 속에도 드가는데


우리 같은 잡범들은

탕 속에도 못드간다

조폭출신 자리 잡고

절대로 안 비킨다


사자등짝! 처음 본다

호랑이! 눈빛 봐라

용이 칭칭 감겨있는

몸뚱이! 위용보소!


무서운데 우짜겠노

비키라고 말 못 한다

쭈그리고 앉아가꼬

때나 밀고 나와야지


탕 속에서 뿔려줘야

때가 잘 밀리는데

손목 아파 돌겠구나!

팔이 아파 죽겠구나!


1589 잘 만났다!

때비누 갖고 왔나?

같이 좀 나눠쓰자!

다음에는 내가 살께!


내가 완전 미식가라

삼계탕은 물론이고

매운탕을 비롯해서

각종탕을 맛봤지만


호랑이랑 사자 넣고

육수를 우려내는

맹수탕은 처음 본다!

황당하고 무섭구나!


전국에서 모아놓은

각종맹수 우려내는

감옥 싸우나탕!

너무한다! 너무해!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