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프로젝트,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

모든 책들의 끝은 '진정한 나 찾기'

by megameg

9월 모이토 토론책은 정여울 저 '데미안 프로젝트'이다.

부제목으로 '당신 안에는 분명 찬란한 무한이 있다'

부제목이 더 맘에 든다. '나에 대한 무한 긍정'을 볼 수 있을 듯해서 좋다.


오늘은 중앙 도서관 '왁자지껄 도서관 토론방' 대실하고 대면 별점토론 날이었다.

샘들은 별점부터 소감까지 줄~줄~ 할 이야기가 넘쳐났다.

사실은 이런 류의 책은 이제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

그렇지만 좋은 책이긴 하니 나는 재미없지만 '별점 4점'을 주었다.

정여울 님은 '데미안 빠'인듯하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어서 아니 그 정도의 열정은 없기 때문에 재미를 못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에고를 넘고, 셀프를 넘어서 블리스(셀프의 기쁨)까지 가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고.

참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언제나처럼 멤버들 개인별로 나이별로 공감하고 다가오는 것들이 달랐다.

공감하고 동감하는 중 내게 후욱 들어오는 것은


- 이렇게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개성화의 과정은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더 많이 훈련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면 뇌가 쉽게 늙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활성화되고, 노화를 늦출 뿐 아니라 삶 자체가 활기차고 아름답게 변하지요. (중략)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나다움'을 확장해 가는 것입니다. 신경가소성과 개성화 개념이 저에게 용기를 주는 이유는 둘 다 '노화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신경가소성과 개성화를 몸소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몸의 노화에 굴복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끊임없이 새롭게 배우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신경가소성을 활성화시키는 것,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고 훈련하는 것이 셀프를 새롭게 만드는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중략)

어떻게 그 신경가소성을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뇌도 마음도 습관도 인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p60) -

라고 책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저자는 신경가소성 훈련, 뇌과학 훈련으로 '읽기와 쓰기'를 매일 해서 어휘력, 문해력, 사고력, 판단력까지 한꺼번에 확장(p62)되게 한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오래전 읽었던 책 생각이 났다.

책 읽는 며칠 동안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기만 하고, 찾아 볼 시간은 없고, 답답했다,

드디어 오늘, 토론 다녀온 후 한참을 파일마다 열어 뒤져보니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


올해 들어 이제 나도 50줄에 들어섰다.

뭐 슬프다거나 세월의 빠름에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그저 "이제 내 나이가 여기까지 왔구나. 내 나이가 참 좋은 나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고, 마음에 큰 동요도 없어지고, 아이들도 이제 제법 커서 각자의 길을 찾아 열심히 살고 있다.(아직 둘째가 중3 이긴 하지만, 나름 자기의 길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식 걱정은 자식이 다 늙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한다니까 계속 기도할 일만 남았나 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즈음, 문고 도서 선정을 하는 중,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지, 뭔가 색다른 아이디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따로 구입하게 되었다.


155쪽짜리로 종이는 나쁘단 생각 들지 않게 적당하고, 무엇보다 가벼워서 좋다.

재생종이라도 상관없다. 책값은 두께에 비해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요즘 책들이 보통 10000원 안 밖인 것을 생각하면 적당한가! 8500원이다.


아홉 단원으로 나누고 소제목들을 두어서 잠시 쉬는 시간에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저자 미쓰다 후사코 씨는, 이 책을 낼 당시의 연세가 88세이며 현재 96세로 아주 정정하게 활동적으로 사신다고 한다.

50세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되어 남편 친구의 도움으로 15년간을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 퇴직 후에도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며, 활기 넘치게 생활하며, 스스로 ‘만족스럽다’고 인정할 만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이 책에 담겨있다.


그녀는 혼자된 삶을 부럽도록 즐긴다. 욕심도 없고 그저 있는 것으로 충분히 누리며 부지런하게 자기계발도 하고, 화려하게 용모도 가꾸고, 철저한 절제로 자신의 건강도 엄격하게 관리하며, 즐겁게 산다.

본인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어차피 죽은 사람에게 돈을 들여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것은 죽은 사람보다는 남은 사람들의 체면을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고 말한다. 생명을 소중히 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한다고도 이야기한다.

시간도, 공간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독신생활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 외로움을 느낄 여유도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고도 말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있을까 싶게 50의 나이에 비서로 서기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또 부러웠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으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풍요로운 노년을 보냈음직하다.

늦은 나이의 취직이라 저자의 성격상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가진 생활 리듬은 퇴직 후에도 유지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충실하게 활용하게 된다. 걷기를 생활화하고 집에 들어온 후엔 입 헹구기와 손 씻기도 절대 잊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으로 과하지 않게 먹고, 과하지 않게 힘들이고, 하루 두 번 목욕 습관을 들여서 건강을 지킨다. 높은 연세지만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잃는 일은 용납이 안되나 보다. 화장을 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화려한 색깔의 비싸지 않은 옷과 너무 많지 않은 액세서리로 멋을 내는 센스도 가지고 있어 멋 내는 일을 즐긴다고 한다.


집에 있어도 금방이라도 외출할 수 있을 만큼 옷차림을 단정히 하신단다.

(사실 나는 집에 있으면 대충 낡은 티쪼가리에 후줄근한 바지 쪼가리 입고 산다.)

그녀의 생활은 대단한 부지런함으로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 가는 듯하다.

맘에 쏙 드는 비싼 안경을 사곤 사치품이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풍요로움을 준다는 것에 신기해하기도 한다.

신문투고 경력 50여 년 동안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정의감과 항의하는 분위기로 투고하며, 투고한 글이 신문에 실리면 존재감을 확인하고 활력을 얻는단다.

이 신문투고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해서, 신문, 독자모임에도 참석한다.

고전 읽기, 한문공부하기, 한시 공부하기 중국 고전 공부하기 등 문화센터나 좋은 강의가 있는 곳이라면 여러 곳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공자와 장자를 비교 분석하고, 대학 때의 공부는 수박 겉핥기였고, 지금의 심도 있는 공부를 즐거워한다.


그녀의 스케줄을 보면 젊은 사람보다 빡빡하다.

일주일에 4번 가는 강좌, 한 달에 한 번 가는 강좌와 모임이 2, 딸과의 당일 버스여행 1, 참배 1, 백화점 세일 1, 정기적으로 약 받으러 병원 1. 결국 한 달에 22일은 외출이다. 그 연세에 대단하지 않은가!

용무가 없어도 일부러 점심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외출한다.

그러니 매일 외출하는 셈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천천히 이동하면, 전혀 피곤치 않다고 한다.

또 걷기는 자신 있다고 한다.

남편을 여읜 후 교제에도 절제를 감행하여 생활비를 줄였다.

나이 들면 자신의 주변을 추스르기도 바빠서, 타인과의 교제는 번거롭게 여겨 도시의 은둔자 생활을 하는 여유를 향유했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라고 생각하면 전혀 외롭지 않고 고전문학 공부가 생활의 활력이 되어 마음은 언제나 새롭고 활기차다고 한다.


또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남에게 의존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혼자는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세상에는 진심으로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니, 결국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남에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딸의 결혼도 하나의 흐름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의연하게 받아들였단다. 외로웠던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일이 있었고 퇴직 후에는 스스로에게서 위안을 찾아 바쁜 일상을 열심히 살았고, 점점 혼자만의 생활에도 익숙해졌다고 한다.

손자와도 거리를 두고, 그저 손자들의 성장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것은 과거에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조용한 경지에 다다른 노인으로서는 부산스러운 분위기에 융화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었고, 그리고 상대가 손자이건 누구 건 간에 남에게서 삶의 보람을 찾으면 반드시 그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 자신의 생활을 우선 하는 사고방식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확실히 그렇다. 누구에게 의지하고 기대면 혼자 생활이 외롭고 서럽고 우울할 수 있겠다.

외로움도 이겨내려고 빈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훨씬 홀로서기에 도움이 되지 싶다.-


내일을 기대하는 소녀다운 감수성으로 매일이 신선하다고 한다.

"노인이라고 젖은 수건처럼 늘어져 있지 않는다.

마음껏 기분을 띄우고 탄력 있는 생활을 하는 편이 훨씬 즐거운 인생이다."라고 말한다.

“이제 늙음을 한탄하기보다 젊은 사람으로부터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인간미 있는 연륜이 몸에 배기를 희망하며, 살아있는 한, 혼자만의 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마음속 깊이 행복하다”며 끝을 맺었다.


전적으로 저자의 생활방식에 동의한다.

나이에 굴하지 않고 자기 계발에 힘쓰며, 건강 지키기에 힘쓰고, 대인관계를 절제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 가족들을 챙기는 중에도 갖게 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꾸며 살려고 애쓰며 산다.

둘째가 “우리 엄마는 활동을 많이 하세요”라고 나이 같지 않은 엄마를 기분 좋게 소개한다. 이런 내 삶의 모든 활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의 날들도 아직은 손이 가는 아이들과 남편을 돌보며, 활기차게 생활할 것을 다짐해 본다.

나이를 거스르려 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 나이에서 오는 지혜와 연륜으로 평온한 내 삶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건강을 지키는 일에도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엄마를 떠올렸다. 73세이신 내 엄마는 에버리지 196~200을 넘나들며 볼링 노년부 선수였고, 지금은 탁구를 열심히 치시고 수지 상현동 노인회 회장으로 열심히 봉사하신다. 컴퓨터 강좌도 들으셔서 내게 좋은 글과 그림들을 열심히 메일로 보내주기도 하시고, 한국무용을 배워 공연도 하시며, 타이트하게 생활하신다. 오히려 집에 있으면 아프실 정도로 활기차게 생활하신다.

나완 대조적으로 사교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계셔서 친구분들 사이에 인기도 많으신 듯하다. 두 달 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엄마가 간호해 주셨다. 문병 오신 분들이 “언니?”냐고 물으며 연세보다 젊은 엄마가 있는 것을 부러워하셨다.


나의 원래 엄마상은 자식들에게 아주 헌신적이고, 시간과 물질을 다 쏟아부으시는 그런 엄마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철없던 시절의 생각이었지 싶다.

늘 멀리서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삶도 사셔야 했으니. 충분히 이해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건강하게 계신 것으로 감사한다.

오빠가족과 함께 생활하시며 당신의 생활이 바쁘셔서 우리 집엔 잘 오시지도 않지만 감사한다. 가끔 전화 통화로 우리의 안부를 물으신다.

손자 손녀의 안부를 확인하시고 사위의 사업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각자 바쁜 생활에 충실하자고 하신다. 그래도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나도 시간 내기가 만만찮다. 언제나 늘 거기에 건강히 계셔 주시는 것으로도 듬직하다.

저자나 엄마뿐 아니라 세상 모든 연세 드신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한다.

힘들고 어려웠던 그 오랜 세월을 살아내신 분들이니 우리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겠다.




'데미안 프로젝트' 덕분에 지난 글도 찾아 읽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제나처럼 즐거운 토론시간이었다.

두 분이 불참해서 그나마 시간이 남아서 더 이야기할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난 멍도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