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난 멍도 안 든다.
내겐 하나님으로부터 부모님으로 내게까지 내려받은 운동 유전자가 있다고 거하게 말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휘겨스케이트, 고학년 되면서 스피드스케이트를 탔는데 28살까지 여름에는 동대문실내링크에서, 겨울에는 태릉 실외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러 다녔었다.
눈과 몸의 협응력이 좋은 편이어서 눈에 익히면 그냥 한다.
고등학교 1학년 특활시간에 빙상부를 들었었다. 언제나처럼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서.
그때 동대문실내 링크로 타러 다녔었는데 코치님이 나보고 선수해 보겠냐고 물었었다.
'폼도 잘 잡혀 있고 조금만 손 보면 되겠다'며~ 엄마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덥석 그러겠다고 말하고
하계훈련을 시작했었다.
운동장에서 자세 연습을 했었고, 로드웤을 하며 남산길을 돌았었다. 내 체력으로 도저히 할 수 없어서 기진맥진해서 집으로 가곤 했었다. 엄마가 다그쳐 물었다.
"너 요즘 왜 이렇게 힘들어해?! 무슨 일 있어?!"
할 수 없이 고백했더니 당장 그만두라며 난리를 치셨었다. 비싹 말라서 무슨 운동을 한다고 그러냐며 대판 혼나고, 나도 더는 못하겠어서 한 달도 안되서 코치님한테 얘기했다. "죄송합니다. 하아~" "나중에 하고 싶으면 다시 와라~" 그러셔서 감사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체력이 도와주질 않았다. 우쒸!!
수영도 그냥 잘했다. 몸이 그냥 둥둥 떴다. 팔다리만 휘저으면 되었다. 근데 그게 잘 휘저었었나 보다.
수영장 코치가 "많이 배우고 오셨나 봐요?!" 그랬었다. 계속하지 그러냐며. "아니요, 그냥 취미 삼아 조금씩만 하려고요."
덩치에 안 맞게, 왜 운동은 잘해 가지고 헛된 꿈을 꿀 뻔했었던 기억이 있다.
여튼 그래서 결혼하고 운동은 하고 싶은데 아이 생길까 봐 시작은 못하고 군대에서 테니스병을 했다는 여보 손잡고 저녁마다 코트로 놀러 나가곤 했었다.
여보 따라 테니스를 시작한 지 어언 28년이다.
딸 4살 때 유모차 태우고 가서 레슨 20 분하고 집에 오고를 2년 했고, 3년째부터는 여보가 렐리도, 게임도 한 번씩 같이 해 줘서 가끔 저녁에 따라가서 운동하고, 주말에 운동하고, 에이스 여보 덕분에 그렇게 계속할 수 있었다.
해마다 잘 안 된다 싶으면 두세 달씩 레슨도 하긴 했다. 그래서 구력이 꽤 되었다. 그래도 열심히 한 것은 28년 중에 처음 레슨 하며 3년, 당진 와서 아는 사람 없고 할 일 없어서 한 3년 총 6~7년 정도나 됐을까? 그래도 못한다는 말은 듣지 않았다. 열심히 하지 않았어도 구력은 구력이란다. 보는 눈이 좋아지는 것으로 구력을 가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처음 레슨하기 시작해서 3년째 되던 해에 뭔가 되는 듯하니 이 사람 저 사람 제의를 해 왔다. 같이 대회 나가달라며~ 그래서 대회를 3번인가 나가보긴 했다.
그때는 일요일에 대회를 많이 했었는데, 아이들이 어렸었고, 교회도 가야 했고, 뭐 사람 많은 게 싫기도 하고 종일 시간을 들여야 해서 내겐 대회가 맞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내 실력을 알아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냥 내가 속한 코트에서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구대회에서 3번 나가서, 3위를 두 번인가 했었던 것 같다.
이 테니스라는 것이 움직이는 공을 다뤄야 하는 운동이다 보니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잘할 수 있는데,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매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쨌든.
이렇게 오래 운동을 하면서 날아오는 볼에 얻어맞은 기억이 수도 없이 많다.
유난히 볼이 나만 쫓아다니는 듯,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라커에서 나오지 말라고 나를 챙기기까지 했다.
남자들 스매싱 볼이 어찌나 쎈지, 야구 방망이로 맞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런 볼에 허벅지를 정면으로 맞은 적도 있고, 레슨 하면서 코치가 정신없이 빠르게 던져주는 발리 볼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 라켓에 맞고 내 눈에 정면으로 날아오는 것까지 보고 눈에 맞은 적도 있고, 구경하며 맞는 것은 다반사다.
남자들과 게임하면 그 센 볼에 얻어맞기도 하는데, 주로 시작한 지 2년 이하의 남자분들과 구력이 좀 되는 여자들과 게임을 하게 되는데 그 정도 되는 남자분들의 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아서 도저히 피할 길 없이 날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분들은 컨트롤을 잘하지 못하는 관계로, 무조건 있는 힘껏 세게 친다. 그런 볼이 제대로 상대편 코트에 들어가면 도파민이 아주 넘쳐나서 아주 신나 한다. 당연히.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사람 몸에 치는 것은 지양해야 될 매너이기도 하다.
꼭 이겨야 하는 대회 게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기도 한다.
뭐 동네 게임도 게임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그렇지만 잘하는 분들은 발밑으로 쳐서 몸에 맞히지는 않는데 말이다.
그렇게 몸에 맞을 때나, 특히 눈에 맞을 때는 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주저앉게 된다.
거의 쓰러진다고 해야 할 정도로.
한 번은 왼쪽 엄지손가락에 상대 남자분의 스트록 볼을 맞아서 손가락이 뒤로 꺾여 깁스를 한 적도 있다.
나만 손해다. 피하지 못한 내가 잘못이다. 우쒸!!
다리 등 배 가슴 얼굴 안 맞아 본 데가 없다.
이렇게 볼에 맞게 되면 보통은 시퍼렇게 보라색 파란색 뻘건 색 총천연색으로 멍이 들어서 며칠씩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멍이 들어 본 기억이 없다.
난 아파 죽겠는데 멍이 안 드니 사람들은 아프지 않은 줄 안다.
눈에 정면으로 맞았는데도 다음 날 아무렇지 않다.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완전 헐!!
눈퉁이, 밤탱이 되겠다고 다들 걱정하는데, 전혀. 내버! 내버!
난 무지무지 아파 죽겠는데 엄살도 못 부리게 멀쩡하다.
그저 아주 심할 때 살짝 파랗게 하루 이틀 있다가 없어져 버리는, 뭐 대수롭지 않아 보이게
그냥 깨끗해진다. 아오~~
멍이 안 들어서 감사다. 근데 엄살 부리고 싶고 날 좀 안쓰럽게 생각해 주면 좋겠는데 난 언제나 거뜬하니까
아무도 걱정 안 한다.
특히 우리 남의 편. 무지 짱 난다!!
이런 날도 있었다.
어느 날 밤 예배 마치고 기도회 마치고 에이레네(여성중창단) 연습 마치고
권사님들과 교회 문을 나서는데 장로님께서 태워다 준다 해서
감사하며 얼른 타고 집 근처에서 내리려는 중,
이런~~!!
교회 차와 다르게 장로님 차에는 뒷문 쪽에 발판이 없는 것을 못 보고 있는 줄 알고 내리려다 그대로 추우락!!!
무릎에 온몸을 실어 아스팔트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윽!!
너무 아파서 웃음도 안 나왔다. 그렇게 아프게 넘어진 적도 없는 듯하다.
넘어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어쩌다 넘어져도 웃겨서 아픈 것도 모르는데 그날은 진짜 아파도 너무 아파서 웃음은커녕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일어나 걸어보니 괜찮은 듯했지만 걸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아팠다.
절뚝이며 겨우 집에 와서 보니, 바지는 구멍이 났고 무릎은 까지고, 피도 나서 상처에 디오돔 붙이고 엄청 멍들 것을 기대하며 잤다.
자면서도 너무 아파서 실금이라도 생겼을까!? X-레이를 찍어봐야 할까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정도는 아닌 듯한데, 저~언 혀~어, 멍 도 안 들 고
그냥 아프기만 했다.
그때 같이 버스에 타셨던 분들이 다 놀라서 차에서 뛰어내렸다.
금방 내린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다며,
괜찮아? 괜찮아? 그러면서 다들 얼마나 걱정을 해 줬는지 모른다.
이 정도면 멍이 좀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쩜 이럴까?!
멍은 안 들었지만 나 무지 진짜 마이 아팠다. 걷기도 힘들었다.
다음날 멍도 안 들었으면서 절뚝거리며 교회를 갔었다.
걱정해 주던 에이레네 식구들이 다들 괜찮냐며 "어디 보자, 어디 보자!" 그랬는데 멍도 안 들었으니
"뭐 괜찮네~" 그러고 말았다. 우쒸!! 아프다고요~
그나마 여보가 상처보고 불쌍하게 봐주고 약 발라주고 디오돔 붙여줘서 쪼끔 행복했었네.
‘웅~ 여봉 아퐈~’ 그러면서 코맹맹이 소리도 좀 했었다.
네이버에 물었다. 왜 멍이 안 드는지?!
멍이 안 드는 이유는 없고 ‘멍이 잘 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았다.
멍은 좌상 또는 타박상이라고 부르고 혈관벽 출혈을 동반한다고 한다.
이 정도는 알고 있다.
1. 혈소판 기능 문제란다
*몸에 멍이 잘 드는 이유 중 가장 흔한 원인은 혈소판의 문제란다.
혈소판은 혈액 응고 인자를 만들기 때문에 혈소판 수가 적거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관이 파열되기 쉽고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기 때문에 멍이 잘 생길 수 있다. 혈소판의 기능은 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혈관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도 멍이 잘 들 수 있다. 혈관 벽이 두껍고 튼튼하지 못하면 혈관에서 쉽게 출혈이 생기면서 멍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약해지면 멍이 더 생기기 쉽고 멍이 한번 생기면 잘 없어지지도 않는다.
2. 멍을 잘 들게 하는 약물이 있다고 한다.
*아스피린: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트려서 멍을 잘 들게 한다.
*스테로이드 약 : 피부연고제로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장기간 사용 시 피부 탄력조직, 피부 표피세포를 줄여서 피부를 약하게 하고 미세 혈관을 많이 만들면서 멍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이런 약물들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남성의 피부층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껍고 콜라겐을 많이 가지고 있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혈관을 보호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이 더 멍에 들기 쉽다고 한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들을 검색해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어찌 되었건, 멍이 안 드는 건 내 혈관이 건강한 걸로...
쩝;;;
나이에 걸맞은 운동을 해야 하는데 익사이팅해서 스트레스 날려주는 테니스의 매력에서 못 벗어나고 계속하고 있다.
계속하기 위해 집에서는 실내자전거도 탄다.
온몸 스트레칭도 1시간 20분 정도씩 아침, 저녁으로 허리 재활로 시작했었는데
허리가 많이 좋아지면서 20~30분으로 줄이고 계속하며 몸만들기에 힘을 들인다. 팔근육 강화 운동도 잊지 않는다.
언제까지 테니스를 할지 모르지만 배운 도둑질이라 놓기가 쉽지 않다.
2~3일에 한 번 정도씩 한다.
골프? 재미없다. 하면야 잘 하겠지~
오빠도 골프 레슨 안해도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잘한다며 자랑이 어마무시했었다. 하하
요즘은 실내 연습장이 유행이라지만 걷기 운동이라도 되려면 실내 연습장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또 파크골프 실내연습장도 보았다. 글쎄??!! 운동이 될지~ 여보도 시간 들여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 거 어렵다고 주야장천 테니스만 한다.
골프에 푹 빠진 지인들은 해외로 원정경기도 다니고, 내기 골프도 하며 친목을 도모한다면서, 골프채 세트도 준다며 꼬심을 당하기도 하지만 역시 골프는 ‘노노’란다.
힘 좋고 상대적으로 빠른 젊은이들한테 밀리기도 하고, 아직은 컨트롤로 잘 버티고 있는 여보가 안쓰럽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골프는 아니란다. 하하
덕분에 나도 그저 테니스만 한다.
이상!! 혈관 건강이 좋아 멍도 안 드는 임 땡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