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철저히 실패에 성공했어

이것도 성공이라면 성공한 삶

by 민승연

보통의 삶에서 멀어지려 부단히도 애썼다. 불안해하면서도 더 불안하게 익숙했다. 익숙하게 살던 대로 살다 멈춘 시선은 엄마에게로 향한다. 낯설다. 약해진 모습은 나의 꼿꼿한 이기심을 건드렸고 당차던 그녀의 모습이 겹쳐져서 더 괴롭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성공한 인생일까? 직업적 성공도 자랑이 될만한 자식으로도 성공하지 못한 지금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돌아보며 잘 못 살았다는 결론에 이르는 열심히 실패한 내가 남았다. 애써서 실패하는 쪽으로 살았으니 이 또한 성공이다.

항상 곁에 있는 당연한 풍경들을 보며 갑자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휘몰아친다.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은 결코 당연한 적이 없으며 내 인생에서 흔적도 없이 휘발되고 실체 없는 기억만 남겠지.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성공인 줄 알아서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쳐버린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함께 하기 위한 것들을 하는 게 성공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이런 마음으로 내가 길러졌겠구나라는 생각도 스친다.

안 보이던 것들이 갑자기 보이는데 이걸 철이 든다고 하는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아직까지도 아무런 계획없이 간사한 마음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이 순간에도 여전히 약해져 가는 엄마의 모습을 이제야 알게 된 철저히 실패에 성공한 딸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