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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영 Feb 09. 2023

[어쩌다 마트] 인사팀의 서프라이즈

전략기획 직무로 입사했으나 마트에서 토마토 파는 중

나는 현재 이마트 **점에서 1년째 점포 실습 중이다.

아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맞겠다.


1. 2022년 3월, 나는 이마트 전략기획 직무로 입사하게 되었다.

대기업에서 전략? 꽤나 멋있는 타이틀을 얻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 내가  "멋있는" 업무가 궁금했다.


2. 2022년 4월, 나는 이마트 **점으로 파견? 점포 실습? 명을 받았다. 

본사에 가기 전 많은 신입사원들이 거치는 길이라 하지만 다른 동기들은 본사에 가는데 마트에서 영업을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하기도 했다.


3. 2022년 5월, 이마트 **점 농산팀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농산은 역시 사람들의 수요도 많고 물건도 많기 때문에 하루종일 몸을 움직여야 한다. 살이 쪽 빠지고 근육량이 늘었다. 어쩌다 보니 이득.

얼굴에 철판이 깔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두 번 대표 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을 맡았는데 처음에는 모기 소리처럼 작던 내 목소리가 꽤나 크게 "타임세일 진행합니다~ 오늘 갓 들어온 스테비아 토마토를 30% 할인해서 드립니다. 딱 5분 남았습니다~" 울리고 있다. 고객들에게 너스레 떠는 것은 기본.


4. 2022년 10월, 일렉트로마트 업무를 시작했다.

식품 5개월, 비식품 5개월 실습하란 인사팀의 안내가 있었기에. 게임의 ㄱ자도 모르던 내가 닌텐도 게임팩 이름을 꿰뚫고 있다. 적축, 청축, 갈축의 차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밥솥 모델명도 외웠다.

이젠 멘탈이 세졌다. 환불 건, 교환건 관련 고객 응대를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별의별 인간은 다 만나봤다. 그리고 처음에는 울먹거리던 내가 이젠 맑은 눈의 광인 이 되었다. CS는 껌이다.


5. 2023년 2월, 이마트 입사 1년이 되었다. 

나는 이제 2년 차인데 본사 업무는 하나도 모른다. 내가 어떤 팀으로 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1년 동안 꽤나 마트, 좀 더 나아가 유통업에 대한 이것저것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고 배웠던 것, 흥미롭게 관찰한 것 등을 정리해볼까 한다.

이렇게라도 써먹어야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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