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출애굽 이후의 이스라엘 백성들

by 김해난

불과 얼마 전까지

죄에 무감각해서 죄가 죄인지도 몰랐다

그 죄를 드러내셨고

그 죄를 직면하게 되었다

정말 부끄러웠다


억울하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당신 앞에 섰을 때

핑계 댈 것도 없었고

도망치거나 감출 수 도 없었다

있는 그대로 나체 상태가 된 나는

분명한 죄인이었다



나의 잘못으로 인해서

나의 죄로 생긴

불안하고 답답하고 어려운

각종 불편한 것들 가득한 상황 속에서

내가 잘못했기에

내 짐을 내려놓을 정도로

염치가 없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을 부릴 힘도 없었다

살려달라고 빌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한 것처럼

그 상황에서 나를 꺼내주셨다


나의 잘못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흔적은 남아있었다

그 기억을 지울 수가 없었기에 불편했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나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의 내 사함 받음은 잊어버리고

당장 살기가 어렵다며

앓는 소리를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려주신 은혜는 잊어버리고

과거 애굽의 삶을 미화하며

앓는 소리를 하던 것처럼

나 또한 살기 어렵다며

앓는 소리만 하며 불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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