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믿음

둥지 속에서 자유를 원하는 입 벌린 아기새

by 김해난

내 마음대로 살아서

그 결과가 나에게 좋은 적이 없었다

애써 내 자아대로 살아보려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화도 나고 답답했다

왜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냐며

따져 물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왜 얻지 못하는 것이냐며

당신이 내게 원하는 것을 알려달라 소리를 질렀다

대답 없는 당신이 참 답답했다


사실 당신이 내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순종할 마음도 없었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속상한 내 기분만 생각했었다


내 마음대로 살아서

그 결과가 나에게 좋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내 마음대로 살아보려 노력했다


나는 멍청한 것인가

자유를 갈망하는 것인가


억압받는 것일까

절제하는 것일까


절제 속에서 얻는 자유를 분명 경험했지만

자극적인 것들이 주는

쉽고 빠른 쾌락들을 경험했기에

그것들이 유통기한 짧은

영양가 없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또다시 세상 것들을 찾는다


내 마음대로 살지 못한다며 원망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시도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결과는 나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매번 실패하는 것도 속상했다


그 모든 것에 나라는 것이 없었다

나를 완전히 지웠다

당신이

내 교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셨다

지금까지 혼자 큰 것처럼

건방을 떨고 있는 내게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고

나의 수고를 인정받고 싶었다

건강을 무시했다

건강을 거둬가셨다

원래의 내 것이 없었다는 것을

잃어본 뒤에 알았다

인간관계가 잘 풀리면

그 덕을 볼 줄 알았는데

운이 나쁜 것인지

이용만 당하고

버려질 때가 많았다


내가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혼자 해보려고 했지만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것이

당신을 원망하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


나는 당신의 둥지 속에서

입만 벌리고

원하는 먹이를 달라며

떼를 쓰고 있는 아기새와 닮았다


당신을 믿는다는 것을

섬기는 것인가

섬김을 받으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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