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차 문화

붉은 사막, 요르단에서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

by Anwar Kim

요르단 집들을 방문하면 어디를 가든 차를 대접받는다. 집집마다, 또 차를 끓이는 사람마다 맛이 다르다는 점이 이 문화의 묘미다. 처음 이 차를 접했을 때는 왜 이렇게 달디단 설탕차를 나에게 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랍어가 서툴러 대화가 어려웠던 초반에는 눈치로 상황을 파악하며, 내 앞에 놓인 차를 조용히 마셨다. 그러면 집주인은 한 잔, 두 잔 계속해서 차를 가득 따라주었다. 무언가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이곳 문화를 잘 몰랐던 시절에는 마치 설탕물을 연거푸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다.

염소젖이 들어간 베두인차 / 가정집 차 / 트래킹 중 마신 목동의 차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설탕을 많이 넣은 차를 선호한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설탕의 양을 조절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차를 편하게 마시게 되었다. 만약 차를 계속 받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면,

"함두릴라(Alhamdulillah)" 또는 "비카피(Bikafi)"라고 말하면 된다. 둘 다 “충분하다”는 뜻의 아랍어 표현이다. 만약 아랍식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 컵을 가볍게 흔들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의미가 된다.

단, 이 제스처는 아랍 커피에만 해당된다. 처음에는 이 행동이 모든 음료에 통용되는 줄 알고 차를 마시던 중 컵을 흔들었더니, 오히려 집주인은 내가 더 달라는 뜻으로 오해하고 차를 계속 따라주던 일이 있었다.

나중에는 상대방의 호의를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 더 여유롭게 차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집, 저 집을 방문하며 차를 마시는 일은 점점 즐거운 문화 체험이 되었다. 각 집의 차 레시피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생강을 넣어 쌉싸름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는 집, 박하 맛이 나는 풀잎을 넣어 향긋한 차를 내는 집, 다양한 야생화로 몸이 아플 때 마시는 약차를 끓이는 집 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홍차를 마신다.


베두인처럼 양이나 염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찻물을 끓이는 사이 젖을 짜와 차에 넣기도 한다. 이 차는 홍차와 신선한 우유만으로 만들어져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

베두인 아저씨가 “이 차를 많이 마시면 키가 큰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귀가 솔깃해져 방금 짠 따뜻한 우유에 차를 계속 섞어 마셨던 기억이 있다.

어떤 집에서 차가 너무 맛있어 레시피를 물어봐 그 방법대로 집에서 따라 끓여봤지만, 같은 재료인데도 맛이 나지 않았다. 결국 망친 차는 설탕을 듬뿍 넣어 억지로 마시거나 버리게 되었다.

(왼쪽) 요르단 국경 수비대원의 차 / (오른쪽) 와디럼 상인의 차

이 뜨거운 차는 한때 사막을 건너던 상인과 여행자에게 당분과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중요한 음료였을 것이다. 길을 지나던 이방인에게 차를 대접하던 풍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매우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화로 느껴진다.

혹시 아는가? 한국에도 번역된 『세 잔의 차(Three Cups of Tea)』라는 책처럼,


"첫 잔의 차는 이방인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 잔은 손님을 위한 것이며,
세 번째 잔은 가족을 위한 것이다."


이런 차 한 잔이, 여행자에게 인생을 바꾸는 만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드물긴 하지만, 외부인이 거의 방문하지 않는 일부 지역에서는 차에 이상한 것을 넣어 대접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턱대고 경계할 필요는 없지만, 여행자라면 언제나 적절한 주의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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