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bbie Nov 15. 2023

작가, 그 너머의 이야기

진심으로 잘되기를 빌어준다면 이렇게


비밀처럼, 나만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


우리 글쓰기 작가님이 그렇다.

처음에는 잘 쓰기에만 집중을 했지만, 이제 ‘작가 되기를 넘어 작가로 살기’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작가님은 수강생의 흐름을 존중하여 기다려준다.

일주일에 두세 편씩 제출하라면 힘들더라도 했을 텐데 늘지 않는 실력과 게으름을 섞어 한탄한 적도 있었다.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자괴감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추스르며 적당히 느슨하고, 적당히 뜨겁게 각 계절을 통과하자 군더더기가 줄었다.   


페퍼민트 같은 선생님의 글을 닮아가고 있음을 느껴,

칭찬을 기다리는 학생마냥 말을 건네자 작가님은 정색을 했다.


“제가 제일 경계하는 것이 그것이에요.”

“제 글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내 색채가 묻어날까 걱정했어요.”

“지금 보니 그런 것 같지 않아 좋아요.”

그녀는 여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개성을 강조하며 각자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도록 맞는 책을 따로 함께 추천하였다. 문장 만들기와 나만의 색을 찾는 일. 이해하지만 실천 안 되는 시간을 거쳐, 앞으로 만들어질 꺼라 여유를 부려본다.    


글을 처음 써본 수강생이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주며


“저는 여러분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각자 쓸 수 있는 글이 다르기에 질투를 하지는 않아요.”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나중에 변할지도 몰라요.”

하며 한 번 더 빙그레 웃었다.


그녀의 꿈은 아무것도 안 하기라고 한다.

“일어나기 싫은데 꾸역꾸역 일어나고, 하기 싫은데 하는 거예요.”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것이라며 일을 아껴 잠을 자는 스타일이라고 하였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가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의외였다. 에너지 넘치고 배움에 적극적인 분도 싫은데도 이렇게 하시는구나.

나만 힘들지 않다는 위로와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초보의 미숙함과 성마름에 현답으로 응하는 작가님.

기술적인 것은 누구나 알려줄 수 있지만 마음가짐을 아무나 채워줄 수 없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방법, 작가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PPT로 너머에 존재한다.      


그녀가 더 유명해지는 것이 먼저냐, 그녀의 수강생이 유명해지는 것이 먼저냐, 순서의 문제일 뿐이다.


내가 진정 배우고 싶은 건
그녀처럼 글쓰기가 아니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마주하며 도전하는 삶의 자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