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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육 Mar 28. 2021

청심 아이들의 꿈의키워드_청심노트(12)

PART 2. 청심 아이들은 무엇을 공부하고 성장했을까?

PART 2. 청심 아이들은 무엇을 공부하고 성장했을까?

청심 아이들의 꿈의 키워드          

학생들을 만나면서 ‘꿈이 무엇이니’라는 질문을 참 많이 해보았다. 학생들이 아직 어린 나이들이고 앞으로 더 많이 배워야 꿈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만난 약 130여 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꿈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 인상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꿈이 지금 계획한 것과 달라질 수도 있고 또 새로운 환경에 따라서 꿈도 더 발전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이에 그런 것들을 인지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기특하고 고마웠다.

우리는 꿈이라 단어를 매우 긍정적으로만 사용한다. 그러나 꿈은 긍정적인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현실적인 노력들을 해야 한다.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하고 배우기 위해서는 내 시간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내 습관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하고 때로는 배움에서 오는 힘듦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부단히 받쳐줄 수 있는 성실함도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학생들의 꿈도 변한다. 이전에는 단순히 의사, 변호사, 선생님 같은 직업들이 좋았다면 시대의 상황이 바뀌고 발전하면서 아이들의 꿈도 유튜버, 건물주, 임대업자 등 시대 현실을 반영한 웃지 못할 꿈의 주제도 나오고 있다. 어떤 꿈이든 사실 나름의 좋은 방향으로 들으려고 노력한다. 꿈이라는 단어 보다는 그 학생이 꿈을 위해서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가를 더 많이 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 세월 동안 청심 아이들은 만나면서 조금 독특한 꿈의 주제들을 만난 것은 참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청심 아이들의 꿈은 무엇이 달랐을까? 사실 그 아이들도 의사, 변호사와 같은 직업들을 가져오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나 조금은 달랐던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가진 의사, 변호사를 가져왔는가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남과 북의 마데카솔’이라는 주제를 가져온 친구가 있었다. 마데카솔이라는 단어를 가져온 것도 신기했고 남과 북이라는 단어도 매우 독특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의사가 되고 싶은데 국경 없는 의사회의 활동과 북한의 의료 체제 붕괴라는 기사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꿈을 조합해본 것이라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글과 학생의 관심사 모두 시사 상식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관련된 봉사나 정보들도 많이 알고 있었다. 어른의 자기소개서라면 바로 한소리 들을 수 있는 표현이겠지만 학생의 자기소개서에서 나름의 진지하고 또 신선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남과 북의 의료체계라는 단어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달리 자신의 꿈에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부여할 줄 알고 그것을 새로운 단어들과 잘 조합할 줄 아는 능력이 참 새로웠다.”

엄마의 암묵적인 권유와 드라마에서 의사가 유행하면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달리 자신의 꿈에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부여할 줄 알고 그것을 새로운 단어들과 잘 조합할 줄 아는 능력이 참 새로웠다. 또 한 명의 예시로 잊혀진 발해 역사를 찾아가는 역사 학자라는 꿈을 가져온 친구가 있었다. 우리도 한국사를 배우지만 발해사는 아주 적은 내용만 학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신문 인터뷰 정도만 참조해서 알 수 있는 것이 발해사이다. 이런 내용들을 정리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자신과 역사에서 무엇을 연구하고 탐구 할지에 대해서 정해온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또 기억에 남는 학생은 “저는 지금 1446년 세종대왕님께서 창제하신 한글을 이용해서 자기소개서와 제 꿈을 쓰고 있습니다.” 라고 자기소개서의 첫 줄을 써온 학생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한글 창제 일이 언제였지 라는 나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몰려오면서도 이런 역사적인 사건과 자신의 이야기를 엮을 줄 아는 학생의 센스가 매우 부러웠고 또 한글 창제를 통해서 자신의 꿈을 쓴다는 표현도 매우 신선했다.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의 꿈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끔 쓴 글이고 또 이 표현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는 지금 1446년 세종대왕님께서 창제하신 한글을 이용해서 자기소개서와 제 꿈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약 130여 명의 청심 학생들 중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꿈과 목표를 자기소개서에 잘 써준 친구들이 많았고 특히 그 꿈을 왜 정했는지, 어떤 목표를 꿈을 통해서 이루려는 지가 참 잘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 평소에 읽었던 다양한 내용들과 그것을 이어나가는 센스가 참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다 부모나 학원에서 배워온 것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워서 썼다고 해도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잘 배웠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고 또 잘 가르쳐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난 것도 아주 중요했다고 본다. 누군가 써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뷰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학생이 이 정도를 쓸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이건 꼭 굳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습의 이야기와 평소에 관심 있었던 것들을 설명하는 학생의 자세와 행동 그리고 표현 등을 보고 듣다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충분히 느껴지면서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지하고 센스 있게 표현하는 것들이 청심국제중학교 학생들의 역량이라고 느꼈다. 이런 센스들을 가르치기란 매우 까다롭다. 평소의 학습량과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여러 방면의 정보 습득과 개인의 하고 싶은 진지한 열망 등 여러 가지가 함께 잘 조합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런 능력들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여러 학습들을 융합해서 가르치는 청심의 교육과도 학생들이 잘 융합되어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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