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보라" 여름날의 속삭임

아침 고요수목원 수국 전시회에서 찾은 평화



뜨거운 여름의 문턱,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더위는 때론 나를 지치게 한다.

이런 날이면 푸른 숲과 다채로운 꽃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은 갈증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 갈증을 해소해 줄 완벽한 오아시스를 찾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으로 향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보랏빛 수국의 향연이 펼쳐지는 아침고요수목원 수국전시회 "고요하고 보라"로의 여정은 그 자체로 설렘 가득한 치유의 시간이었다.



추억 속 교훈, 그리고 깨달음의 재방문


아침고요수목원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몇 년 전, 무심코 주말에 나섰다가 청평에서 현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꼼짝없이 갇혔던 기억이 생생하다. 수목원 삼거리부터 1km 남짓한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겨우 움직이다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아쉬움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았다.

그 쓰디쓴 경험 덕분에 이번 방문은 새벽녘 출발을 택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맑아지는 시야 속에서, 과거의 정체 구간을 막힘없이 지나치는 상쾌함은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소중한 교훈을 주었다.

어떤 아름다움을 온전히 마주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예상치 못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만약 당신도 아침고요수목원의 수국전시회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특히 주말에는 이른 아침 발걸음을 재촉하길 권한다.

넓은 주차장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지만, 성수기에는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혼잡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첫 만남의 설렘, 고향의 정취와 꽃의 향연


수목원 입구에 다다르자, 설렘은 더욱 커졌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겨운 고향집 정원의 초가집이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아늑하고 포근한 시골집 마당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었다.

초가집을 끼고돌자, 그 뒤편 식물원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진한 꽃향기가 온 누리에 퍼져 코끝을 간지럽혔다.

다양한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나를 반기는 듯했다.

이 향기에 이끌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았지만, 결국 나를 재촉한 것은 밖에서 풍겨오는 더욱 맑은 꽃향기였다.

그렇게 나의 아침고요수목원에서의 힐링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곳곳에 휴게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에 위치하며,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 마감은 폐장 1시간 전까지이니 참고하자.



테마 속으로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


아침고요수목원은 그저 꽃만 가득한 곳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테마로 꾸며진 정원들은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이야기처럼 방문객을 이끌었다.


천연향 & 하경정원에서는 산수경 온실을 둘러본 뒤 만난 무궁화동산과 천연향이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천년을 살아온 향나무의 고고한 자태는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듯했다.

포레스트 정원과 드라이 가든을 지나 걸음을 옮기자, 한반도 모습을 형상화한 하경정원이 통일의 염원을 담은 채 나를 맞이했다.

봄, 여름, 가을 내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이 정원은 그 자체로 평화로운 염원이 담긴 예술 작품이었다.


하늘길, 하늘정원, 달빛정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잊지 못할 풍경을 선사했다.

스트립정원과 아침고요 산책길을 따라 오르자, 하늘 높이 뻗은 낙엽송 숲 사이로 구불구불한 하늘길이 펼쳐졌다.

길가 양쪽으로 만개한 양귀비는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를 이루며 황홀경을 연출했고, 사람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곡선과 하얀 공간의 여백을 느끼며 걷다 보니, 계곡물이 흐르는 선녀탕이 나타나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이윽고 달빛정원의 하얀 건축물이 꽃길 위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하얀 집이 나에게 다가오는 듯한 서프라이즈 같은 경험은 잊을 수 없었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누군가는 연신 카메라에 담으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한국정원 & J의 오두막정원에서는 한국의 미와 이국적인 정취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하늘정원 연못 안의 고풍스러운 한옥 정자는 한국 전통미의 견고함과 우아함을 자랑했고, 숲이 우거진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서자 영국 전통 양식의 J의 오두막정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비록 허름해 보일지라도 그 고고한 자태는 숲 속에 완벽하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마치 오두막 안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창문 밖 꽃을 구경하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오두막 앞의 장미꽃 터널은 향긋한 장미 향을 맡으며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완벽한 휴식 공간이었다.



고요하고 보라, 수국의 속삭임 속으로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포레스트 정원 앞에서 열리고 있는 수국전시회 "고요하고 보라"였다. 다양한 품종의 수국들이 뿜어내는 아름다운 보랏빛 향연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섬세한 꽃잎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내는 풍성한 꽃송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수국 사이사이에 설치된 포토존은 방문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며 예쁜 표정과 포즈로 추억을 남겼고, 서로를 찍어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인종을 불문하고 서로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며 포토존을 이용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전시회를 주관하시는 분은 수국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방문객들에게 수국의 장단점을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그분 덕분에 더욱 풍성한 수국 전시회를 즐길 수 있었고, 수국에 대한 나의 이해도 깊어졌다.


여름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다


6월,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수국전시회 "고요하고 보라"를

관람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은 분명 당신의 여름날에 잊지 못할 힐링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꽃이 주는 아름다움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모든 시름을 잊고 온전한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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