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때문에 팔았다"는 말은 왜 시장을 설득 못했을까

삼천당제약 지분매각논란을 통해 본 대주주매도의 세무논리와 시장신호의 괴리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큰 소식들에 주식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란 전쟁과 큰 관련 없으면서도, 개미투자자들의 원망섞인 눈길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식이 있다. 바로 삼천당제약이다. 2025년 중에는 거의 20만원 이하 수준이었던 주가가 2026년 들어 상승을 하더니 2026년 3월 30일에는 장중 120만원을 넘어서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 주가가 고꾸라지더니, 4월 17일 종가가 485,500원.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이 났다. 작전주도 아니고 코스닥 시총 1위까지 찍었던 회사가 이렇게 될 수도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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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네이버 증권시세)


주가 하락의 트리거는 몇 가지가 있는데, 공인회계사 겸 세무사인 필자로선 그 중 한가지 요인에 눈길이 갔다. (솔직히 신약개발이나 해외독점판매 계약 등이야 설명을 봐도 이해가 잘 안간다.) 지난 3월 24일, 삼천당제약의 전인석 대표이사는 약 2,500억 원 규모의 자사 보유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공시서류 상 거래 목적은 단순해 보였다. 증여세 ‘연부연납 세액 납부 및 양도세 재원 확보 등’ 이라는 것이었다. 4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총 세금이 2,335억 원"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밝혔다.


필자는 ‘총 세금이 2,335억 원? 그래서 2,5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겠다는 거야? 도대체 얼마를 증여받은 거지?’ 하면서 공시자료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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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주)삼천당제약 2025년 사업보고서, 2026.3.20)


우선 증여는 2025년 7월 24일 이뤄졌다. 윤대인 회장이 사위인 전인석 대표와 딸인 윤은화씨에게 799,700주, 지분율로 따지면 3.4%씩을 증여했던 것이다. 증여 당일 주가가 주당 225,500원이었다. 그리고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이전∙이후 각 2개월의 종가평균으로 계산을 한다. 필자가 앞뒤 총 4개월간의 종가를 평균 내어보니, 주당 약 181,000원이 나온다.


그럼, 증여가액은 18.1만원 x 80만주 x 2명이라고 하면, 총 2,900억 원이다. 증여세율이 과세표준 30억 이상이면 50%가 적용되니, 증여세만 해도 사위와 딸 합쳐서 1,450억 원이다. 최대주주의 경우 할증평가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삼천당제약은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액이 5천억원 미만이므로 할증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증여세라는 게 증여를 받은 사람, 이 경우 사위와 딸이 내야 하는 데, 그런 현금이 어디있겠는가? 납부와 관련해선 크게 두가지 방안이 있을 텐데, 첫째는 증여 받은 주식을 일부 팔아서 내는 것이고, 둘째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일단 증여세를 내고, 이후 배당이든 급여든 받아서 대출을 갚아 나가는 방안이다. (물론, 증여세도 한번에 내지 않고 최대 5년간 연부연납이 가능하니, 이자 상당액인 가산금을 내고 매년 1/6씩 납부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나눠서 낸다해도 매년 약 250억 원을 내야 하니, 어차피 일부 주식을 팔든, 대출을 받든 했어야 하리라.)


여기에 한가지 더, 증여받은 상장주식을 일부 팔면 대주주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발생할수 있다. 증여를 받자마자 매각을 한다면, 금액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니 양도소득세도 거의 없겠지만, 중소기업이 아니고 대주주인 경우로서 증여를 받고 1년 이내 매각을 하면 양도차익의 30% (지방소득세까지 감안하면 33%)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요약하면, 만약 주식을 팔아야 한다면 증여받은 주식의 반 정도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증여를 받고 몇 달이 지난 후 (몇 년이 아니다. 몇 개월이다.)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10~20%가 아니라 몇 배가 올랐다. 2025년 7월 24일 종가 주당 225,500원이었던 주식이, 2026년 3월 23일 주당 941,000원으로 417%가 올랐고, 2026년 3월 24일 공시를 통해 증여받은 주식의 일부를 처분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당 941,000원에 265,700주(발행주식 총수 23,457,472주 중 1.1%)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하여 2,500억원을 받아,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겠다는 것이었다.


증여세 1,450억원은 이미 설명했고, 추가된 것이 양도소득세인데, 대략 계산해보면 양도차익이 760,000원 (941,000원 – 181,000원) x 265,700주 = 약 2,000억원. 여기에 33%(지방소득세포함)를 적용하면 660억원의 양도소득세가 되니,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합해서 약 2,110억원의 세금이 나온다. 기자 간담회 때 언급된 2,335억과 딱 들어맞진 않지만, 대충 이런 구조구나 싶다.


증여받은 지 1년도 안되서, 증여받은 6.8%의 지분 중 절반인 3.4%가 아니고(증여세율 최고구간이 50%인 점을 감안할 때), 단 1.1%의 지분만 희생해서 모든 세금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감탄을 자아내는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은 그 타이밍을 납득하지 않았다. "세금 때문에 팔았다"는 해명은 세법적으로는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에서 대주주의 매도는 세법 이전에 '정보 신호'로 먼저 해석되었다. 2026년 4월 3일 종가가 648,000원, 즉 최고가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고, 대표는 결국 4월 6일 매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왜 합리적으로 들리는 해명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을까.


시장이 주목한 것은 법률 위반 여부가 아니라 필자가 감탄한 바로 그 ‘타이밍’이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거푸 경신하던 바로 그 시점에 매각 계획이 공시되었고, 며칠 뒤인 2026년 3월 30일 미국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내용이 공시되었는데, 계약 상대방 비공개, 마일스톤 금액의 총금액도 기대치에 못미쳤고, 그나마 세부사항도 파트너사 요청이라면서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는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 특히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대표가 이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기에 충분한 정황처럼 다가왔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자본시장법은 내부자 거래를 엄격히 규제한다. 상장법인의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번 사안에서 법적 위반이 있었는지는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를 봐야 할 일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투자자의 의심을 섣불리 사실처럼 단정지어선 안 된다.


세금 납부 목적의 주식 처분은 그 자체로 너무나 정당하다. 그러나 대주주가 고점에서 매도하고, 이후 악재성 정보가 공개되는 순서가 반복될 때, 시장은 그 연결고리를 끊기 어렵다. 필자는 공인회계사로서 신약개발을 하는 회사들의 회계감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비상장회사든 상장회사든 바이오산업의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너무 쉽게 맹목적인 기대를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도대체 2상이니 3상이니, 경구용 치료제 제네릭, 라이선스 계약.. 무슨 말인지는 알고나 투자하는 지 진심으로 궁금한 적이 많았다.


문제는 이런 맹신은 아주 작은 신호만으로도 폭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천당제약의 경우, 엄청난 증여세를 부담하기 위해 증여받은 주식의 일부를 팔았을 뿐이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허위 계약을 지어내서 주가조작을 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어? 잘 나가는 데, 대주주가 주식을 파네?’, ‘뭐 15조라더니 1500억? 이거 사기 아냐?’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폭삭 가라앉았다. 코스닥 시총 1위 업체의 주가가 반토막 나는데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며칠 전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기업 공시 개선 TF'를 출범시키며 6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적절한 방향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보여준 문제는 공시 양식의 부재가 아니라 공시 내용의 신뢰성 부재다. 형식적 요건을 갖춘 공시라도 핵심 정보가 빠져 있거나, 그 해석이 시장에 일관되게 전달되지 않으면 투자자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

다시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까? 사실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리라. 확실한 것은 시장의 신뢰는 숫자보다 먼저 무너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번 무너진 신뢰는 숫자만으로는 회복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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