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은 상사가 내 앞에 앉아있는 나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듣는 시간이다. 형식적인 고과 면담의 시간이 아닌 밀도 있는 시간을 구성하는 것은 요즘 리더들의 미션이다. 이에 보다 동등한 눈높이로 360도의 피드백을 각오하고, 그 자리에 앉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사회생활 초년에 집단을 중시하고 동료를 챙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집단 문화가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 튀는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고 창의성을 죽이는, 똑같은 사고와 행동 방식만 양산한다는 점에서, 선진국이 되면서 사라져야 할 레거시라고 생각했다.
레거시가 상당히 사라졌을 것으로 기대되는, 90년대생들의 개인주의 시대의 1:1은 어떨까 긴장이 되었다. 그런데 1:1에서 자신이 아닌 동료를 배려하는 이야기를 하는 팀원들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다. 나는 그/녀가 커리어를 더 멋지게 쌓았으면 해서, 이 영역 저 영역으로 나아가면 어떨까 제안을 했는데, 현재 하고 있는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허드렛일만 쌓여 있는 업무’를 정리하지 않은 채로 후배에게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 시대에서도 보다 업무 지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이고, 앞에 앉은 사람과 개인사를 이야기하기보다는일의 추진과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은 늘 그런 방식으로 살아와서인지 모른다.
나의 일은 사실 더 커다란 나의 일부일뿐이다. 그 하나의 일로부터 한발짝 뒤로 물러나 이 일의 유용함/혹은 당장 내게 도움 되는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약삭빠른 판단을 내려놓고, 동료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배려하는 팀원들을 보며 ‘일하는 인간’ 이전에 먼저 좋은 ‘인간’이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일하면서 쌓은 굳건한 관계는 서로를 믿으며 백업을 해 주고 나를 도와주는 내 편을 만든다는 점에서, 당장의 이득보다 훨씬 크고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그/녀들의 현명한 일하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서로 마주앉아 이야기하며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