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by 석정호




푸르릉

푸르릉

안개꽃 다발을 내뿜으며

가습기는 고즈넉이 밤을 넘고 있고

여자의 뺨에 분홍잠자리

어린 아들의 입술엔 참꽃이 피고

북풍한설이 나무들의 눈을 얼리고

굉음을 지르며 전선들이 찌를 듯 달려가도

하루의 노곤함이 드러눕는구나

들고 온 창을 내려놓은 채

사람들은

땀 흘려 온 내 심장의 뜰 안에 수줍게 내려앉고

먼 숲엔 눈 비둘기 날개를 터는 소리

어둠을 밀어내듯 창을 열고

여자가 하얗게 질린 반달을 내걸고

공벌레처럼 오므라들어

털모자 속으로 들어가 눕는

겨울밤



모든 창 안과 밖의 겨울밤에 평화가 내려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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