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조용한 장소는
아마도 겨울 숲인가
떠들썩함도 왁자함도 아닌
적요함과 침잠의 공간
직접 서지 않아도 좋다
당차게 겨울을 품고 있는 숲에
바스락바스락 눈으로 걸어도 좋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한 컷의 풍경이 마음을 누른다
성탄절 트리라도 되고 싶은 언 나목
그 속에 웅크린 숲의 주인 흰 담비
봄을 잉태한 채 엎드려 있을 복수초
하얗게 시간이 멈춘 물의 광장
용소 밑 수초, 그 밑의 어린 생명
그 밑의 밑의 나도 보인다
침묵하는 한 점의 정경은
녹회색의 숲이 아닌, 내 안의 겨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