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가 sns를 통한 2030 표심잡기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후보는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올렸다고 한다.
사실 여성가족부 존립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여성가족부의 역할에 대해서 정말 많은 회의가 있던 시점에서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윤 후보의 행보를 보면 절대 여성가족부 폐지를 순수한 의도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가 포퓰리즘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일관성
윤석열 후보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준석, 김종인과 계속된 불협화음 끝에 선대위를 해체하는 등의 강수까지 가져갔다. 그중 가장 불협화음이 컸던 게 윤석열 후보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 윤석열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자신의 일정 등을 당대표와 상의 한 번없이 가져갔고, 인사 영입도 그렇게 하였다. 문제는 당 대표인 이준석 후보가 갖는 이미지와 상충되는 인물들을 그냥 독단적으로 영입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이준석 후보는 공개적으로도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마찰이 컸던 인물이 신지예를 국민의 힘 새 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뭐 이래 기냐--)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과거 국민의당에서 활동했던 김민전 교수를 영입했다. 문제는 이 김민전 교수가 했던 발언이다. 한 번 살펴보고 가겠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남녀 갈등이라고 하는 게 '20대에게 기회가 너무 없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20대에 너무 기회가 없다 보니까 '결국 남자가 먼저냐, 여자가 먼저냐' 이런 갈등들이 발생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저희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학생들이 별로 안 나와도, 대학 졸업하면 좋은 곳에 다 취업들 하셨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야말로 취업의 문이 너무 좁고요.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해서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적응하는데 학점 안 나오고. 이 사이에 여학생들은 학점이 잘 나오는데 남학생들은 너무 안 나오는 게 아니냐, 이게 남학생들의 불만, 이대남 불만의 큰 원인이었거든요
출처: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0306130000439?did=NA
위의 발언에 대해서 할 말이 너무 많은데, 그냥 이런 인사였다.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경향을 보이는 신지예와 김민전을 영입한 윤석열.
어느새 이준석과 화해를 하는 쇼를 보이더구먼 갑자기 '여성가족부 폐지'를 sns에 게재한다. 이 걸 두고 여성가족부 폐지함으로써 2030 민심을 잡겠다면서 대대적으로 언론에서는 홍보를 하기 시작한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윤석열의 행보를 계속 지켜본 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윤석열은 이준석과의 갈등까지 겪으면서 영입했던 인사들을 보면 그냥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이념, 정책 상관없이 무엇이든 다 할 것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그래서 자신의 이미지인 '이대남, 공정'이란 키워드를 들었지만 이에 반하는 인사들을 영입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 과정에서 여성의 표를 얻기 위해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인 신지예까지 영입한 사람이 갑자기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한다. 이 것은 당연히 행위에 대해서 의심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즉 윤석열 후보는 순수하게 여성가족부 폐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준석과의 갈등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지지세력을 불러들이기 위한 미봉책으로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다고 볼 수 있다.
2. 여성가족부 폐지만 외치면 끝?
윤석열 후보는 과거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정부를 간소화하고 조직을 구성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을 미리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란 표현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했다. 차기 대통령을 추구하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안 했다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는 실제로 이런 발언을 했고 이후에 너무 대수롭지 않게 언론 그 어디에서도 다루지 않고 넘어갔다. 나는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 또한 이와 정말 일맥상통한 문제라고 본다. 내 과거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의 행보에 대해서 비판한 글을 수도 없이 썼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 여성이 겪는 성차별적인 행보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성관련 강력 범죄는 여김 없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여성의 육아 후 재취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정이다. 그리고 남녀평등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남녀 공동 육아를 위한 남자의 육아 휴직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여성 가족부가 과거 통계 조작 등의 많은 과실을 행했지만 그 존립 목적이었던 성평등 한 사회를 이루는 것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안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여성에 대한 강력 범죄를 단지 낮은 형벌 수위와 전자발찌만으로 해결하려는 현재의 문제는 더 많은 여성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단지 여성 가족부 해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차기 대통령을 추구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면 당연히 이에 따라서 여성 가족부 폐지 이후에 어떤 대안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여성 가족부 폐지 이후에 그동안 맡았던 실무를 어느 부서에서 맡게 하겠다.'란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이다. 대안은 없고 주장만 있는 것은 이유 없고 근거 없는 논설문과 같다. 즉 선동이란 말이다. 과연 윤석열의 저 '여성가족부 폐지'는 이 토록 수많은 이대남들이 환호할 정도로 진정성 있는 말처럼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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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편 가르기식 정치는 이제 그만.
박정희 시대 이후로 중장기적으로 보수당은 지역주의를 내세우며 특정 지역을 위주로 개발하겠다는 약속으로 표를 잡아왔다. 그래서 다른 지역은 소외되는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선거 구도는 남자, 여자로 나뉘고 2030 세대와 4050으로 나뉘고, 진보와 보수로 나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려고 노력하는 선거 양상인 거 같다. 이러한 퇴행적인 선거 문화에 불을 지피는 행위가 이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논란이다. 아무런 대안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이러한 선동형 멘트에 또다시 퇴행적인 지역, 성별 나누기식 선거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듯하다.
좀 더 성숙한 문화, 정치를 통한 통합을 추구하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 잡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