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를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by Ryan 책방

흥부와 놀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이야기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형 놀부는 아우 흥부에게 돌아가야 할 재산을 빼앗는다. 놀부는 이를 계기로 부유해지고, 스무 명이나 되는 자식을 둔 흥부는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흥부가 놀부 집에 찾아갔다가 형수에게 밥주걱으로 뺨을 맞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대목이다. 그러던 어느 날 흥부는 다친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고,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금은보화를 얻게 된다.


이야기 속에서 흥부는 노력해서 부를 쌓은 것이 아니라 우연한 행운으로 부자가 된다. 반대로 놀부는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탐욕스럽고 악한 인물로 묘사된다. 어린 시절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가난한 사람은 선하고, 부자는 악하다’라는 프레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라왔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식이 현실에서도 반복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을 볼 때, 그 뒤에 숨은 노력을 인정하기보다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 치부하거나, 심지어 불법과 편법으로 이룬 성취라고 단정 짓곤 한다. 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있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2024년 초, 의사협회와 정부 간 갈등이 불거졌다. 지방 의료 인력 부족과 특정 전공 쏠림 현상이 문제의 본질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논점은 “양질의 의료 인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서 벗어나, 의사들의 급여 문제로 옮겨갔다. 여론은 의사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번다고 비난했고, 심지어 정치권마저도 그들의 고소득을 지적하며 의사 공급 확대를 통한 임금 억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의사가 되기 위해 최소 10년 이상 치열한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결국 사람들은 ‘공공의료 문제’보다 ‘남들이 나보다 더 많이 번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슷한 현상은 도심 상가에서도 나타난다.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온라인 상거래 발달로 서울 도심조차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신촌, 이대 앞, 그리고 한때 유행의 중심지였던 가로수길까지 빈 상가가 늘어나는 중이다. 뉴스가 전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건물주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욕심을 부리더니 결국 망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건물주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모른다. 성실히 세금을 내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시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단지 ‘건물주’라는 이유로, 즉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는다.


이럴 때마다 나는 다시 흥부와 놀부를 떠올린다. 어릴 적부터 학습해 온 ‘부자는 나쁜 사람, 가난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져보자. 부자는 정말 나쁜 사람들일까?



#부자론 #부장의생각 #부자의생각배우기 #흥부와놀부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