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의 방향: 노력은 왜 배신당하는가

by Ryan 책방

옳은 방향을 가진 성실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 실제적인 긍정 효과를 만든다. 개인은 업무에서 성취를 꾸준히 쌓을 수 있고, 조직은 성과를 내면서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성실이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방향이 없는 성실은 단기적으로는 헌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가리고 구조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A는 회사에서 작은 조직을 맡고 있었다. 그는 성실했고 업무 능력도 뛰어나 고객 대응도 원활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는 회사 내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직 내 크고 작은 문제를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스스로 감당하려 했다. 대신 고객사와 상위 조직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자신과 팀원의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투입했다.


그가 퇴사하자 조직의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개인의 헌신으로 유지되던 시스템이 실제로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의 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조직이 개인의 희생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후 후임 B가 조직을 맡게 되었다. 그는 외부 고객의 요구를 맞추는 것보다 내부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문제가 생기면 축소하기보다 조직 내부에 공유하며 원인을 함께 보았다. 또한 여러 부서와 협업해 문제를 시스템 차원에서 다루었다. 갈등은 늘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었고 재발을 막는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오래된 취미가 몇몇 있다. 그중 하나가 농구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코칭을 받고, 동영상을 보며 개선할 점을 찾아 하나씩 실험해 본다.


두 명의 농구 유튜버를 본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성실했지만 방법은 달랐다. 한 명은 하루에 수백 개의 3점 슛을 반복했다. 다른 한 명은 슛 개수보다 슛 폼, 릴리즈 포인트, 손의 감각 같은 세부 요소를 분석하며 교정에 집중했다.


처음 몇 주 동안은 큰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많이 반복한 첫 번째 인물이 더 나아 보였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차이는 분명해졌다. 두 번째 인물은 비거리와 정확도가 함께 좋아졌고, 첫 번째 인물은 일정 수준 이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성실했지만, 성실함의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스킬의로지스틱곡선.png A와 B의 스킬 곡선. 기초를 중요시 여기는 B 의 경우 성장 곡선은 늦게 시작하지만, 후에 더 높은 성장 곡선을 보여준다.


이 사례는 성실함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성실은 오히려 문제를 굳어지게 만든다. 특히 자아 성찰 없이 헌신만 강조하는 리더가 조직을 이끌면, 팀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덮는 데 익숙해질 수 있다.


그래서 성실에는 반드시 방향이 필요하다. 방향을 정하려면 유연함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구조를 이해한 뒤에 노력해야 성실이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진다.


이 원리는 자산을 쌓는 일에도 같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한 노력만으로 자산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방향이 잘못된 성실은 소비를 늘리거나 위험한 투자를 반복하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방향이 분명한 성실은 다르다. 지출을 관리하고, 절약과 기본 투자를 통해 기초를 다진 뒤,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수익을 높여 가면 자산은 점점 가속된다. 이는 B가 조직의 구조를 먼저 바로잡은 뒤 성과를 확장한 것과 같은 원리다.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와 경제적 성장을 위해 스스로를 헌신한다. 그러나 최종 목표가 ‘부’라면, 방향 없는 노력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기초를 다지고 구조를 이해한 뒤에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자산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다.


결국 성실은 그 자체로 답이 아니다. 성실은 방향에 따라 결과를 키우는 도구다. 방향이 맞으면 성과를 키우고, 방향이 틀리면 문제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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