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지난 연애 글시리즈-5

by 경진

"법문을 들으면서 머리를 뎅-하고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든 괴로움은 제가 상을 지은 것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배우자,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가는 저의 지난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

"성인이 되어서 연애를 한 적이 있는데, 상대 분의 불우한 과거를 알게 되자 저는 많이 괴로웠습니다. 그 분을 행복한 길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제가 점점 더 괴로워졌습니다. 그 분과 계속 함께 갈 생각을 하자 끊임없이 괴롭기만 했는데, 이상하게 헤어지고 나서 이제 남이라고 생각하니까 다시 원래의 밝은 저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역시나 문제는 그 분에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헤어진 후 그 분에게 전화를 걸어서 제가 그 분과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물어봤습니다. 놀랍게도 그 사건의 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이 전혀 아니었으며 저는 제가 만들어낸 망상으로 저 자신을 괴롭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인생에서 처음으로 허망하다는 느낌을 제대로 느껴본 것 같습니다. 오늘 배운 법문 중 '여몽환포영(꿈 같고 신기루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다)'이라는 느낌을 너무도 잘 알 것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내가 너를 구제했다'는 마음에서 오는 기대감이 괴로움을 만든다는 것을 모르고, 제가 그 사람한테 무엇을 어떻게 해줬는지를 떠올리며 그 사람은 저에게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한 마음들이 모여 Y라는 사람을 Y라고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제 생각대로 마구 꾸며서 내가 도움을 줘야 할 사람으로 틀을 씌워 보았다는 걸 오늘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인연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만약 다시 그 분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때는 지금보다 어리석었던 탓에 미숙했다,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이렇게 귀한 깨달음 얻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시하겠습니다."

.

여러 사람 앞에서 저의 깨달음을 솔직하게 전할 용기가 없어 이렇게 글로나마 남겨봅니다. 조금 시간이 더 지나면 이 경험에 대해 제 입으로 말할 수 있겠지요. 오늘도 그 분을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었고, 그 분과 잘 헤어질 수 있어서 안도합니다. 파도치듯 소란했던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지금 마음 편안합니다.


[지난 연애] 글 시리즈 마침.

작가의 이전글지난 연애를 바라보는 백 가지 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