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첫 직장은 밤샘근무와 외근이 잦은 편이었다. 새벽까지 발주서를 작성하고 매출자료를 만들다 지쳐 쓰러질 때쯤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게 일상이었다. 신규 매장 오픈을 위해 지방에 3일씩 출장을 가기도 하고, 물류창고 재고조사에 투입되기도 했다. 중국이나 홍콩, 일본에 출장을 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걷고 또 걷느라 밤마다 끙끙 앓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젊었다. 어지간해서는 힘든 줄도 몰랐고, 힘들어도 다음날 아침이면 거뜬히 일어나 다시 출근을 했다.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걸 느낀 건 30대에 들어서고도 2년 정도 지났을 때였다.
야근하고 동기들과 한잔하고 들어가도 다음날이면 거뜬하던 체력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위장병을 달고 살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쯤이었다. 차츰 건강기능식품을 찾아 먹게 되고, 몸매관리를 위해서가 아닌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의 일을 시작한 지 8개월 차가 되었다.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다. 처음 해보는 식당일은 온갖 부위에 통증을 안겨 주었다. 무릎, 손목, 팔꿈치, 뒷목, 승모근, 어깨, 등, 골반 등등... 체력 회복 속도도 현저히 떨어졌다.
종합비타민, 유산균, 밀크시슬, 콜라겐은 매일 먹는 영양제들이다. 너무 힘든 날은 피로회복제와 홍삼을 챙겨 먹는다. 공진단이 좋다는 친구들의 추천에 성분과 가격 비교도 해보는 중이다.
나이 듦은 이렇게 알아가는 건가 보다.
어릴 땐 악으로 하면 다 됐는데, 이제는 약 없이는 버티기도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