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에의 초대

23년 3월의 오페라 <마술피리>

by 램즈이어

3월의 마지막 금요일

화창한 공기아래 봄꽃들이 조잘댔으나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두근거리는 밤이 다가오므로


세 시간의 아리아에 취해

후배와 나는

마신 사람처럼

늦은 지하철에서 휘청거렸다


후배는 잠 못 이루며 후기를 적고

나이 든 나는 골아 떨어져

곧장 꿈나라로


허겁지겁 도착한 곳은 밤의 여왕의 궁전

성대한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20 여 년 전 한번 방문했던

그 곳은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현대 건축가가 솜씨를 한껏 뽐내

빛과 조형미와 3D 까지

여왕의 면류관은 반짝이는 별꽃

세 시녀의 드레스도

금속 줄 바구니 패션

보라 빨강 주황으로 앙증맞았다.

여왕은 나를 위해

아 아 아 아 하는 하이 꾀꼬리 아리아를

증오심을 빼고

서정적으로 불러주었다.

피터팬 분장의 파파게나는

파파게노와 밀회를 즐길 수 없었다.

새와 동화를 좋아하는

수많은 어린이에 둘러싸여


오늘의 미션을 위해

타미노와 파미나 사이를 비집고

왕자에게 간곡히 청을 했다.

“그 마술피리 좀 빌려 주세요.”

“하지만 당신은 이미 결혼 한 몸?”

“글쓰기를 위해서요. 밤의 여왕 허락이 필요한가요?”

“아니, 그 분 위의 보스가 있습니다.”

베일에 가린

이 향연의 진짜 호스트, 어느 백작분이

곧 오신다고 했다.

230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던

마침내 하인이 마차의 도착을 알리자

밤의 여왕도

자라스트로도 모두 기립

경외함으로 그의

알현을 준비했다.

점점 다가오는 그의 발자국

중세풍의 모자와 자그마한 체구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의 모습

그런데 잠이 깨려고 한다.

안 돼 안 돼 이곳에 더 있어야 해.

비몽 사몽

희미하게 들리는 하인의 목소리

볼프강 아마데우스 백작님이십니다.

멀어져가는 악수의 기회

아! 나의 마술피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