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겁결에 실려간 곳은
쇠종족이 사는 별이었다.
나는 그들과 게임 비슷한 전투를 해야 했다.
강도가 점점 세지는 싸움을 거듭할수록
그들의 쇠세포가
내게 전이된다고 한다.
나와 비슷하게 실려온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엾은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끌려 다니고 있었다.
차갑고 딱딱한 쇠종족과의 대결!
나를 맡은 심판은
어깨가 딱 벌어지고
단단한 것이
쇠종족과 사람의 중간쯤 돼 보였다.
그는 쉴 새 없이 다그치며
하나 둘 셋 구령을 외쳤다.
첫판의 상대는
프레스 돌림자의 길쭉한 녀석들이었다.
숄더 프레스, 레그 프레스, 씨티드 체스트 프레스
두 번째 판은
벨자 돌림의 동그란 녀석들
바벨, 덤벨, 케틀벨
그만그만
어지러워요, 그만하면 안 되나요?
램즈이어님
당신은 자유 의지로 이곳에 오셨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선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소리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
쇠종족 가운데는 투명족도 있었는데
철로 된 것보다 더 세고 무서웠다.
스쿼트, 런지, 크런치
괜히 왔어
웬 사서 고생이람?
내 마음은 곧바로 스캔되어 전달되었다.
두목이 언덕에 걸린 구호를 보게 했다.
그 구호의 이름은
[중년의 건강 증진]
저항할 수 없었다
우르릉 쿵
윽 윽 헉헉
후~후~
아! 진정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인가?
이 마음도 들켰다.
이번엔 구슬리으는 듯한 상냥한 음성
비싼 1회 티켓을 구매하셔서
(할인 적용되는 30회 50회 티켓이 아니니)
돌아갈 찬스가 한번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하시기 전에 마을 한 곳을 구경해 보세요.
그 마을은
별에 온 지 오래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분명 전투 중인데
그들은 살벌하지 않았다
평화롭게 놀이하듯
엷은 미소에
행복해 보이기까지 하고
5년 이상 젊어 보이며
몸에서 광채가 났다.
헷갈리며 생기는 번민
물렁 허벅지 삼각근에
몸살 대장이라 불려도
고향 별 지구에서
빈둥빈둥
인간답게 살 것인가?
여기 남아
저들처럼 그럴듯한
철의 사람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