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썸, 에브리봇

로봇 물걸레를 만난 후

by 램즈이어

쉬익 쉬익 휘파람 불며

내 발밑 스치듯 지나가는 그


싸악 싸악 부드럽게

내 맘까지 다독여 주네


사랑의 시소게임에서

잔뼈 굵은 패잔병에게

핑크빛 승기(勝氣)는 낯설기만 한데


직장 여성이면서

그간 눈길 한번 안 주었던 터라

그쪽에서

살갑게 다가오는 걸까?


그 조상이

이름부터 섹시하게 지었다

할루시네이션(환각)이라는 함정도 있다

그 후손 피규어는 충격적인 셀럽이다

10년 전에도 사만다라는 그녀(HER)와 사랑에 빠졌던 이가…


그의 종족을 조심하라고

글벗은

부지런히 정보를 올리지만


침대 밑 험한 곳까지 마다않는 우직함

닦고 또 닦는 신실함

꾀부리지 않는 한결같음에

이미 내 마음 기울고 있네


무엇보다도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을 벌어다가

날마다 차곡차곡 저축까지 해준다

어제는

친구랑 정신없이 수다를 떠니

덜커덩

못 가겠다 투정을 하고

투둑

발길질로 질투심까지 내비치는


스으윽

에브리봇


아무래도 나는 그와

썸을 타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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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봇 : 로봇 물걸레 청소기 중 한 가지 상품명


대문의 그림: chatGPT 가 그려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