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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대성 Dec 26. 2023

1.'모던클로이스터'를 시작하며

어느 온양 찌질 소년의 결핍과 꿈

누군가 '결핍은 나의 힘'이라 했다.

돌이켜 보면 나도 그랬던 거 같다.

가진 것도 자랑할 만한 것도

뭐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었다.

아버진 노가다셨다.

내 기억에 아버진 줄담배 기본에 일 년에 반은 술에 취해 계셨고  남에게 결코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놀음과 적당히 동네 다방 아가씨들과 사랑에도 빠지 셨던 거 같다.

덕분에 난 '결핍' 할 수 있었다.

만약 아버지가 우리 동네 명빈이 할머니처럼 평생 구멍가게 하시며 자식들 주려고 꼬깃꼬깃한 잔돈 꼬박 모아 땅 한두 평씩 지독하게 사 모으셨다거나, 아파트 재테크로 조그만 아파트 하나씩 늘려가던 낙으로 살던 쌍둥이네 아버지처럼 사셨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소년시대'가 공교롭게도 나의 온양에서의 고등학교 시절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병태랑 그럭저럭 그때의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 그 노마에게 정감이 간다. 무엇이 비슷하냐믄, 우선 나도 쳐 맞는 쪽이라는 점, 돈이 없었다는 점, 여자를 좋아했다는 점, 병태는 춤에 난 음악에 재능을 보여 아무튼 예능 쪽에 둘 다 재능 있다는 공통점, 결과적으로다 둘 다 찌질이로 분류가 된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8회까지 봤는데 아마도 남은 두 편은 아산백호를 대항하여 적당히 반칙 쓰고 어찌어찌 전술 등으로 귀엽게 복수하며 매듭을 짓지 않을까 싶다.

그럼 현실 속의 가짜 아산백호 같은 내 인생은 어떻게 흘렀을까?


드라마의 결과와 달리 난 음악으로 승부를 걸었다. 병태의 귀여운 복수가 '소년시대'의 결론이라면 나의 결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음악으로 결핍을 승화하는 것이었다. 정열을 다 쏟아 감각의 즐거움에 나를 내던지는 것이 나의 결핍에 대한 복수였던 셈이다.


그리고 드디어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눈으로 귀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온양 찌질이 결핍 소년이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잘 써질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그 흔적들을 남겨 보려 한다. 프라이버시 같은 모든 것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에겐 이 흔적들이 재미있을 수도, 도움이 될 수도, 감동 같은 걸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거기다 모던클로이스터를 좀 더 이해하고 그 공간의 경험을 더욱 깊게 음미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끼적끼적 시간 될 때마다 올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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