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by 소설가 서기주

산자락을 넘어온 갈바람이 종아리와 팔뚝을 스치며, 인왕사 종소리처럼 잠든 마음을 흔든다.

스펙을 위해 학위를 좇는 이의 갈증과, 자기실현을 꿈꾸는 이의 갈증은 다르다.

남자는 늘 기도하며 목표를 세웠지만, 그 버릇은 끝내 욕심으로 변해 시지프의 돌처럼 어깨를 짓눌렀다.


학교 권력과 교육행정 기술로 얻은 교육자가 누리는 부귀는 화병의 꽃처럼 금세 시들지만, 덕과 자비로 얻은 부귀는 숲속의 꽃처럼 오래 향기를 남긴다.

마침내 남자는 교육계의 관행 앞에서 몸서리치며, 제행무상을 깨닫는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할 길이 있음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