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 교육장

by 소설가 서기주

유리창에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혔다. 지난밤 폭우의 흔적이다. 창 너머 인왕산 곡성이 짙푸르게 우거져 있고, 한국생산성본부 8층 교육생 휴게실은 고요하다.

일곱 해 전, 이곳은 공무원 퇴직자 특별과정의 교육장이었다. 그때의 나는 몸도 마음도 한창이었다. 퇴직의 아쉬움을 안고, 새로운 앞날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에 도착해 아무도 없는 강의실을 두리번거리다, 수업이 열 시에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휴게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지난밤, 지도교수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나는 시행착오의 상처에 젖어 우울했다. 맨토 없이 홀로 자수성가하며 겪었던 쓸쓸함이 폭우처럼 마음속을 두드렸다.

지도교수는 로고스로 말했고, 나는 파토스로 응답했다. 서로의 논리는 각자에게 너무도 당연한 말이었다.

“욕심이 지나쳤습니다.”

그날 나는 교수의 연구실을 나서며, 그 한마디를 조용히 남겼다. 화가 난 것보다 슬픔이 앞섰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문자를 보냈고, 결국 지도교수의 권유받았다.


‘이호미 부질인.’

나는 스스로의 쾌사를 떠올리며 다짐한다.

겸손하라. 이곳에 살았던 겸재처럼 살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