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노트
나는 집을 하나의 관계로 본다.
어릴 때 살던 집은 분명히 있었고,
그 공간은 ‘머무름’을 허용했던 감각으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 살고 있음에도
머무는 데 어떤 연기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냥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공간처럼.
그래서 공간 속 머무름에 대한 말을 떠올렸다.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편안함이란 불편함을 제거한 상태가 아니라
불편함에 머물러도 괜찮은 자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왜 방에서 방으로 넘어가야 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집이 총체적으로
‘불편함의 편안함’을 설계하는 공간이어도 되는지
계속 헷갈린다.
이 프로젝트가 설치인지, 퍼포먼스인지
혹은 그 사이 어딘지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보다
어떻게 머물고 싶은지조차
아직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 글은 결과가 아니라
작업 이전의 고민을 기록해 둔 메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