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초보였던 내가 찾아낸 완벽한 동반자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식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선인장조차 말려 죽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식물 키우기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런데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뭔가 생명력 있는 것들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만난 것이 바로 산세베리아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관리가 쉽다'는 이유로 선택했다. 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산세베리아만의 특별한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됐다.
일반적인 식물들이 밤에는 쉬는 것과 달리, 산세베리아는 밤에도 열심히 일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뿜어내는 그 모습이 마치 나와 같은 야행성 인간 같아서 더욱 애착이 갔다.
침실에 하나 두고 나서부터는 잠이 더 깊어진 것 같다.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공기가 더 맑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벤젠,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까지 제거해준다니! 비싼 공기청정기 못지않은 능력을 가진 친구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새집증후군으로 고생했던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는데, 정말 효과가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늘어난 우리 집 산세베리아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스투키: 몽둥이처럼 생긴 귀여운 친구. 책상 위에 두고 업무할 때마다 힐링받는다.
로렌티: 가장 클래식한 녀석. 노란 테두리가 우아하다.
문샤인: 은빛 잎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두운 구석에서도 잘 자라줘서 고마운 존재.
물론 처음부터 완벽했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를 썩혀먹기도 했고, 직사광선에 두어서 잎이 상하기도 했다.
산세베리아와 지내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기다림의 미학
흙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을 주는 것.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이제는 이 기다림이 주는 여유로움을 즐기게 됐다.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줘도 충분하다.
직사광선은 NO, 하지만 은은한 간접광은 YES! 마치 사람과의 관계 같다. 너무 가까우면 상처받고, 너무 멀면 시들해진다.
잎꽂이를 통한 번식에 처음 성공했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작은 잎에서 뿌리가 나오고, 새 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꼈다.
이제는 번식시킨 산세베리아를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행복을 전파하는 기분이다.
쌀뜨물로 물을 주고
커피 찌꺼기로 천연 비료를 만들고
빈 병들을 화분으로 재활용하고
환경에도 좋고 지갑에도 좋은 이 취미가 점점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산세베리아들은 우리 집의 든든한 가족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첫 인사를 건네고, 퇴근 후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는 초록빛 치유사들. 말은 할 수 없지만, 조용히 곁에서 공기를 정화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만약 당신도 식물 초보라면, 산세베리아부터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 함께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당신도 식물과 대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