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정 Nov 06. 2024

연꽃의 삶

@Clarence E. Hsu by unsplash


연꽃은 더럽고 축축한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

꽃잎은 단촐하지만 깨끗하고, 개구리들은 이파리 위에서 빗방울을 피한다. 연꽃의 잎사귀들은 빗방울을 구슬처럼 말끔하게 흘려보낸다. 그 광택은 마치 방탄조끼처럼 견고하게 반들거린다.


세상의 외침에 굴하지 않고, 주류에 순순히 몸을 내맡기지 않고 자신의 뜻과 신념을 관철하는 사람.

빛나는 눈동자와 날카로운 송곳니를 조용히 숨긴 채 살아가는 사람. 


오늘날 연꽃처럼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유혹과 위험이 존재하고, 매일 세상의 정황은 바뀐다. 그렇게 휘몰아치는 속세의 소용돌이 속에 고요히, 고고히 피어난 연꽃은 자신의 중심을 무겁고 단단히 뿌리내고 살아간다.

연꽃처럼 사는 사람, 연꽃을 닮이는 아마 깨끗한 이슬의 내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진흙의 어둠과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개의치 않고 자신의 빛과 향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아직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연꽃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평범함의 역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