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많은 취준생들의 고민
부쩍 이런 질문들이 많다. 졸업을 앞두고 or 졸업 후 공시/자격증 준비하다 그만뒀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취준생들. 단순히 취업의 기술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본인이 뭘 해야하는지' 묻는 취준생들.
애초 성격이 모난 것도 있지만 이런 이들에게 유난히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본인의 진로를 남에게 묻는 건 전장에서 총기를 남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에. 그만큼 인생에 있어 중대하면서 꼭 본인만이 해야 하는 미션 중 하나인데 그걸 남에게 물어본다고?
툭까놓고 얘기해보자. 내가 여러분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저 라이언st의 익명 대화명, 캐릭터 프사, 그리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전부이다. 뭐 더 추가한다 해봤자 현재 전공, 보유 자격증 및 스킬이 전부이겠지. 그런데 달랑 이 정도 정보를 가지고 여러분들 인생을 좌우할 진로를 결정해 달라고?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일이 유망하고 어떤 일이 연봉이 높고 어떤 일이 선호도가 높은지는 얼마든지 얘기해줄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중요한가? 여러분들이 채식주의자인데 내가 점심 메뉴로 요즘 가장 핫한 삼겹살집을 추천한다면? 여러분들이 날생선을 못먹는데 내가 저녁 메뉴로 웨이팅이 긴 스시 오마카세집을 추천한다면? 여러분들이 데이트장소를 원하는데 4050 아재들로 그득한 뼈다귀해장국집을 추천한다면?
나는 행정학과를 나왔고 경제 분야 관심이 있어 운좋게 은행에 입사했으나 1년만에 퇴사했다. 당시에 동시 합격했던 대기업이 아닌 은행에 들어간 이유는 부모님, 주변 지인들이 적극 추천해서였다. 그런데 퇴사했다. 왜냐. 나랑 맞지 않아서.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누굴까? 부모님? 여친or남친? 아니면 취업 전문가? 모두 아니다. 바로 여러분 자신이다. 몇날 며칠을 밤새 설명해도 그들은 여러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첫번째로 그 정도로는 20몇년을 산 여러분들을 이해하기 부족하고. 두번째로 그만큼 여러분들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 않기에. 근데 남한테 물어본다고? 전문가? 취업 기술과 기업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있어도 그게 여러분들과 얼마나 맞는지는 누구도 얘기해줄 수 없고 얘기해줘서도 안된다.
한편 1년만에 은행을 불명예스럽게 퇴사하게 만든 장본인은 누구일까. 누구 잘못인가. 추천해준 부모님 및 지인 잘못? 아니다. 내 잘못이다. 결국 누가 추천하고 조언해줘도 그 결과는 고스란히 내가 받는다. 적극 추천/반대한 타인은 가족이든 친인척, 친구든 아무 책임도 없고 관심도 없다. 결국 여러분들이 짊어져야 할 현재와 미래만 남는다. 그런데 남한테 물어본다고? 미룰 걸 미루시라. 아무리 어렵고 하기 싫어도 반드시 내가 해야만 하는 게 있다. 그걸 미루면 언젠가 본인에게 더 큰 불행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정신 차리자. 이제 어른이다. 애처럼 굴지 말라.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혼자 남는다. 누구도 당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책임져주지 않는다.
이 글 읽고 기분 드러워서 욕 한번 날리고 다시는 안들어와도 상관 없다. 그런 분들 보라고 귀한 시간 내 쓰는 글이 아니니. 다만 기분 나빠도 맘 고쳐먹고 뭐라도 스스로 하려는 분들은 반드시 원하는 뭔가를 찾고 이룰 것이다. 그 여정에 어렵고 힘든 점 있으면 언제든 편히 물어보시길.
*참고 포스팅
https://brunch.co.kr/@fabmods/153
*자소서/면접 실전편을 네이버 프리미엄컨텐츠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contents.premium.naver.com/letswork/timetowork
*철수와 함께 하는 취준 오픈 채팅방 (비번 cs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