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유행이 파브리카 때문이라고?
작년 겨울, 한창 정신없이 바쁘던 어느 토요일 오프라인 팝업 현장. 부스 한쪽에서 두 분이 수건을 고르며 이런 얘기를 나누게 들렸다.
“요즘 수건 유행, 파브리카 때문인 거 알아?”
…응?
우린 서로 눈을 마주쳤다.
농담하시는 건가?
근데 곧,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분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요새 새로 나오는 수건 브랜드 다 파브리카 이후에 나온 거잖아”
마음 같아선 커피 한잔하면서 더 얘기 나누고 싶었지만, 정신없이 계산하고 응대하던 중이라, 감사한 마음에 수건만 선물로 드렸었다.
그날 이후, 우리 안에서 밈처럼 반복되던 말이 있다.
수건 붐은 왔다
농담 반, 진담 반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말은 꽤 많은 걸 담고 있었다.
파브리카라는 작은 브랜드가 무언가를 '시작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세상 어딘가에서 이미 시작된 흐름을 우리가 조금 더 뾰족하게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
취향을 소비하는 시대.
What’s in my bag 같은 콘텐츠가 사랑받고,
‘추구미’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쓰이는 걸 보면
사람들은 취향을 갖는 것만큼, 그걸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거 같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도,
나를 위한 감각에는 점점 더 신경을 쓴다.
사람들은 그런 조용한 선택에서
의외로 큰 만족이나 위로를 받는다.
이제 수건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다.
공간에 어우러지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도구.
사소하지만 분명한 만족.
나를 향한 다정함이 그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건 붐은 왔다”라는 말은 단순한 유행에 대한 선언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꽤 구체적인 관찰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우리의 언어로 기록하고 있다.
그날 이후 그 고객님을 한동안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끝내 찾을 수는 없었다.
대신 우리는, 우리의 방식에 공감해 주는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파브리카는 앞으로도 익숙한 물건에서 새로운 쓰임을 발견하고, 그 물건이 사람들의 잔상에 오래 남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수건을 만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가고 있다.
What'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