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중가자]
봄은 왈츠 리듬으로 온다
블루스보다는 조금 더 들뜬 걸음으로
봄도 차가운 겨울 앞에서
모질게 버텨 기다리던 나에게로 왔다
눈물 나는 일이라도
기쁨이 넘쳐 흐르는 일이라도
나의 손님인 봄에겐
쉬이 속내를 내보이고 싶지는 않다
봄이 마음 깊이 스며들 때
어쩔 수 없이 맞는 것보다
내가 먼저 웃어야
봄도 향기로 나를 안아줄 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버들강아지는 얼음 바람에 떨고 있었는데
봄비 머금은 얼굴로
조용히 나를 찾아왔다
옛날
하이얀 아가 염소가
초록색 벌판에서 뛰어 놀다가
나의 품이 생각 난 듯이
폴짝폴짝 뛰어와 안기었다
봄은 그렇게도
포근하게 나에게 다가섰다.
[봄 마중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