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단어 85일차
출근하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분리수거를 하려는 주민들이 함께 탔다. 갑자기 어디선가 (아기) 토 냄새 비슷한 것이 나는 것 같아서 아이를 키우는 집인가...? 생각하면서 1층에서 내렸다.
집 근처에서 버스를 탔는데, 아까의 냄새가 여전히 난다. 왠지 내 패딩에서 나는 것 같아 자꾸만 옷깃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봤다. 냄새가 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엊그제 퇴근길에 우동을 먹으러 가던 중에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서 우동집 앞 은행나무에서 무언가가 내 머리로 떨어졌었다. 머리를 만져봐도 아무것도 없었고, 거울을 봐도 아무 이상 없었는데 은행잎의 느낌은 아닌 것이 불안했었다. 그때 혹시 옷에 은행이 떨어지며 파편이 좀 묻었던 건가? 그런데 전혀 흔적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다.
안 되겠어서 패딩 윗부분을 열어두고 최대한 코 근처에 닿지 않게 했다.
출근을 해서 의자에 패딩을 걸어두고 물을 한 잔 떠 왔다. 그리고 내 의자를 본 순간, 경악스러우면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도대체 어디에 붙어있던 것인가. 그 날 패딩 모자에 들어갔거나, 모자와 어깨 언저리 즈음에 숨어 있던 것 같다. 어제 다른 패딩을 입고 있을 동안 집에 하루 종일 그 상태로 있었을 생각을 하니 놀랍고도 황당하다.
이 아이를 버리고 나니, 냄새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래도 어느 곳 하나 으깨지지 않은 멀쩡한 은행이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