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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irystar Sep 13. 2020

아가에게

초보 엄마의 편지

평온하게 잠든 너의 모습이 천사 같다.

네가 태어난 뒤로 엄마 아빠의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어.


엄마 아빠는 드라마랑 영화를 참 좋아하거든.

퇴근하면 드라마를 보며 저녁을 먹고, 그 뒤에는 소파에 앉거나 누워서 보고. 주말이면 드라마를 몰아보거나 영화를 보곤 했지.

그런데 요즘은 식사를 할 때 널 잠깐 모빌 아래에 눕혀놓는데, 5분 정도 지나면 찡찡대곤 해서 티비는 사치가 되었어. (물론 수유하거나 네가 잘 때 보곤 하지만.)


온도 습도 괜찮고, 수유는 했고, 기저귀도 갈아줬고. 졸린 것 같긴 한데 계속 자지러지게 우는 너를 안고 있을 때면 진땀이 나곤 해. 처음엔 너무 걱정을 해서 응급실에 갈 뻔한 적도 있었어. 아직도 네가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답답할 때가 많지만, 가끔은 우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기도 한단다.


종종 하던 휴대폰 게임은 지운 지 오래고, 매일 보던 웹툰도 잘 못 보지만 너와 눈을 맞추고, 옹알이에 대답하고, 네가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는 걸 바라보는 것이 참 행복하단다. 이런 마음이 쭉 유지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가야.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외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엄마가 참 많이도 울었는데, 건강하게 태어나 밝게 웃어줘서 고마워.

엄마 아빠의 기쁨이 되어줘서, 특히 외할머니의 기쁨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너를 바라보며 반짝이는 외할머니의 눈과 행복한 표정을 볼 때, 엄마는 뭉클하고 행복하단다.


아직 많이 부족한 초보 엄마지만, 앞으로 너와 함께 하면서 조금씩 배워 나갈게.

좋은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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