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친절- 후배샘과 커피 한잔(9,500원)

by 소망이

이번이 열 번째이자 이 브런치북의 마지막 친절입니다.

제가 베푼 마지막 친절은 후배샘과 커피 한잔의 티타임입니다. 금액은 카페의 시그니처 라테, 심지어 아몬드 브리즈를 사용한 라테를 마셨는데도 2 잔해서 9,500원으로 소박합니다.


어제 유독 자꾸 떠오르는 후배샘이 있었어요. 밥 먹고 커피 한잔 마시며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 듣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교무실도 다르고 해서 그냥 또 잊어버리고 루틴대로 제가 있는 학년 교무실 샘들과 급식을 먹고 올라왔는데 조금 있다 바로 제가 생각했던 그 후배샘이 올라오는 거예요. 저와 대화하고 싶다면서~


너무 반가웠고, 텔레파시가 통하는 게 이런 건가 싶었어요.


비가 오고 있었지만, 우산을 챙겨 잠시 학교 옆 카페에서 커피 두 잔을 테이크 아웃 했습니다. 가면서, 잠시 커피를 기다리면서, 학교로 돌아오면서 서로의 삶, 고민거리 등을 도란도란 나누었어요.


제가 모든 해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심지어 제가 조언이라고 했던 이야기들이 하나도 후배 샘의 삶에서 실제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좋았어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 (마음은 통하니까요~)


대화를 나누며 대한민국의 워킹맘으로 아직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생 그리고 어린이집생일 때 어떤 마음으로 힘들었는지가 생생히 기억났어요.

학교에서는 더 학생들에게 정성을 쏟고, (그러러면 시간을 때로는 밤늦게까지 쏟아야 하더라고요) 일도 원하는 만큼 제대로 해내고 싶은데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을 먼저 계속 보내며 엄마만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가 생각나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교무실을 나갈 때 누가 뭐라고 안 해도 괜히 혼자 느껴지는 어설퍼지는 그 마음~


그렇게 부리나케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만나 집에 오면 널브러져 있는 집안일, 저녁식사준비, 빨래, 아이 준비물 챙기기 등의 일을 하느라 지치고 지쳤던 마음. 아이는 아직 어리기에 엄마가 일해서 자랑스럽다기보다는 왜 엄마는 늦게 오냐고 투덜거릴 때 느껴지는 그 서러움. 심지어 아직 철이 덜 든 신랑까지 챙겨야 할 때 나오는 한숨~


그래도 시간이 흘렀고, 다행히도 꿋꿋이 버텨 어느덧 큰 애도 고3, 둘째도 초6이 되어서 이제 상담주간엔 한 열흘 정도는 밤늦게 가도 될 때의 감사와 감격을 알기에 커피를 마시면 전했습니다. 지금이 가장 힘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억울하지만 시간은 분명히 흐르고 어느 날 원하는 만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자녀가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날이 올 거라고~


꼭 몇 년 후 환하게 웃으며 어제 밤늦게까지 반 학생 상담하고 달 보며 집에 가는데 참 뿌듯하고 행복했다는 후배 샘의 이야기를 다시 맛난 시그니처 카페라테를 마시며 듣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열 가지 작은 친절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브런치북에는 제가 받은 친절을 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베푼 친절을 생각할 때보다 글감이 더 풍성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