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바쁜 일상 속 틈틈이 즐기는 문화생활
장소: Musée d'art moderne Paris
일정: 연주 리허설 / 연주 / 패션위크 구경 / 에펠탑 구경
Festival d'Automne에서의 연주를 위해 파리 시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일주일 내내 출근했다.
3일 동안의 리허설이 있었다.
계획단계부터 개판이었던 연주였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의 무용과 애들과 리옹 국립고등음악원의 무용과 애들이 합쳐져서 춤을 추고, 우리 앙상블에서 연주를 하는 것으로 계획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연주는 리옹의 비엔날레와 파리의 Festival d'Automne에서 하는 것으로 기획이 되어있었는데, 빚더미에 오른 바게트들이 연주자 10명을 3일 동안 리옹으로 보내면 기차값과 호텔값이 많이 나온다고 리옹 연주를 취소시켜 버렸다.
무용하는 애들은 각 학교에서 맡은 곡이 있고, 마지막 곡만 같이 뭔가를 하는 것으로 계획이 되어있었기에 상관없었지만, 악기는 내용이 달랐다.
결국 리옹에서는 리옹 학교 애들이 연주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게다가 같은 일정으로 런던 왕립음악원과의 연주도 기획을 했다.
덕분에 리옹도 못 가고 런던도 못 가게 되었다.
3월에 답사를 다녀왔고, 7월 방학 하루 전날 학교에서 메일이 왔다.
9월에 개학하면 무용하는 애들이 투어를 가서 리허설을 할 시간이 2주밖에 없는데, 언제 되는지 알려달라는 메일이었다.
그리고 메일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나는 오늘 오후부터 휴가니까 9월에 다시 얘기하자.
9월 1일부터 리허설 할건지 말건지 알려달래놓고선 9월 1일에 다시 얘기하자는 바게트.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답사 때 제일 원했던 홀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말로만 협업이지 크게 뭐는 없었다.
피에르 불레즈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당연히 프로그램은 불레즈와 친구들이었다.
불레즈의 Anthèmes 1, Messagesquisse, 그리고 불레즈의 정신적 지주인 스트라빈스키 Trois pièces pour clarinette과 베르크의 Vier Stücke, op.5였다.
리옹 애들은 스트라빈스키와 베르크에 맞춰 단체 안무를 짰고, 파리 애들은 Anthèmes 1과 동시에 솔로, 듀오, 트리오로 춤을 추었다.
당연히 음악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Messagesquisse에 모두가 춤을 추다가 개판이 된다.
이것이 안무였다.
진짜로 마지막에 악보를 찢고, 때거지로 왈왈거리면서 네발로 기어서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게 끝이다.
연주는 총 3일 동안 있었다.
그 전날 공개 최종 리허설까지 총 4번 연주였다.
게다가 내 거는 음악이랑 안무랑 맞지도 않아서 그냥 춤이 끝날 때까지 무한 반복이었다...
컨셉 자체가 공연 시작 45분 전부터 그냥 춤추는 애들이 의상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런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여기저기로 퍼지게 만드는 목적이다.
게다가 Anthèmes 1은 Salle Dufy에서, 스트라빈스키와 베르크는 Salle Matisse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Salle Dufy에서 연주한 만큼, 일주일 동안 Salle Dufy를 전세내고 있었다.
이 연주가 있는 주가 하필 파리 패션위크였다.
창문 바로 앞에 있는 곳에서 패션위크 패션쇼를 했다.
겁나게 시끄러웠다.
사람도 이것 때문에 엄청 몰려서 리허설에 늦을뻔했다.
강 바로 건너편이 에펠탑이기 때문에 매일 왔다 갔다 하면서 에펠탑을 구경해 준다.
연주 마지막날은 끝나고 보러 와준 친구들과 센 강에서 놀았다.
어디 가게를 들어가려고 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서 결국 그냥 편의점에서 한두 개씩 먹을 거 마실 거를 사서 바토무슈 선착장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한 시간 정도 떠들다 들어왔다.
연주를 끝내고 집 앞에 장을 보러 왔더니 메로나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