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사회복지 석사 공부 중에 결혼을 했다. 폭풍같이 몰아친 사회복지관에서의 한 달 실습을 마치고 약 한 달 정도의 결혼 준비기간을 거쳐 봄방학 때 결혼식을 올렸다. 아마 그렇게 모든 상황에 의해 몰아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 아마 솔로로 지냈을 것 같다.
결혼 후 5년 만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 첫째 임신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몇 번의 시험관이나 불임시술을 통한 임신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순탄한 임신과 출생과정이었다. 첫째 아이가 24개월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내 뱃속에는 무려 셋이라는 거대한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물론 자연임신은 아니었고, 배란유도로...
두 번의 출산으로 무려 4명의 자녀를 낳았더니 나와 우리 가족은 사회복지대상자가 되었다.
아이를 낳아보니 부모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길지 않았지만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때를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상담했던 부모들에게 내가 실수한 건 없었는지 곰곰이 돌아보았다. 큰 실수한 건 없었던 것 같지만, 아직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초짜 사회복지사가 부모들에게 뭐라고 했을지 손발이 오그라든다.
사회복지사에서 사회복지대상자가 되어보니 기분이 남다르다. 다시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게 된다면 대상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해 줄 수 있는 워커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라는 오만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