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셜or패밀리 워커 Mar 09. 2023

자녀 육아 중에 접한 복지1

출산

나의 일생(절반쯤 살았지만...)의 전환점은 삼둥이를 낳은 후라고 단언할 수 있다. 아이가 하나에서 넷이 되었으니 아무렇지 않았던 일상생활들이 누구의 도움이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던 시기가 있었다. 그 아이들이 어제로 만 10세가 되었다. 아이의 생일이 될 때쯤 내 몸에서는 신호가 온다. 어제는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보다 했다. 몸이 천근만근 며칠 전부터 왼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났다. 10년 전 세 명의 아이들을 출산했던 나의 몸은 10년이 지난 후에도 그날을 알아차리는가 보다. 

만 10살 기념 조촐한 생일파티


2013년 3월 8일 35주 0일이 되던 날.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에서 3분 차이로 아이들은 태어났다. 감사하게도 아가들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았다. 2.11kg, 1.99kg, 2.25kg으로 태어나 자가호흡도 되어 삼일 만에 아가들과 함께 무사히 퇴원했다. 삼둥이를 데리고 간 곳은 집이 아닌 산후조리원이었다. 양가 어머님들은 산후조리해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3명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서울 외곽의 저렴한 산후조리원을 알게 되었다. 산후조리원에서 1년에 1명 정도 삼둥이를 낳은 산모들이 들어오는데 3명을 같은 날 데리고 퇴원한 산모는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너무나 작아서 안아볼 수조차 없던 미숙아들을 신생아실에 들여보낸 후의 산후조리원생활은 천국일 것 같았다. 그러나 지독한 산후우울증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첫째 아이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주룩주룩, 아이 한 명 안고 모유수유하는 엄마들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삼둥이들에게는 초유 한 방울 먹이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에 말이다. 아빠들과 같이 지내는 산모들을 봐도 부러워서 눈물이 흐르고... 그 3주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조리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 신청한 건 다둥이카드였다. 자녀가 4명이 되었으니 다둥이카드 신청에는 무리가 없었다. 다둥이카드의 혜택 중에 지금까지 제일 많이 받은 건 주유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서울상상나라 무료입장 정도이다. 


출산을 하면서 제일 먼저 받은 정부의 혜택이라면 셋째. 넷째 출산축하금 합해서 고작 50만 원 정도로 기억난다. 그리고 돌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양육수당 1명당 20만 원이니 3명이라 60만 원이었다. 60만 원 양육수당으로 아이돌보미서비스, 분유, 기저귀 값은 그나마 충당이 가능했다. 출산선물로 기저귀, 옷 선물이 많이 들어와서 그 외의 비용은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삼둥이들과 조리원을 나와 집에 돌아왔다. 고된 육아 전쟁 시작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산모도우미가 3주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지원으로 산모도우미를 신청했지만 삼둥이라서 산모도우미를 해 주는 분을 찾기가 힘들었다. 다행히도 능수능란한 베테랑 이모님이 오셔서 3주는 그나마 잘 감당할 수 있었다. 


산모도우미 기간이 끝나면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할 예정이었다. 소득에 따라 자부담이 가~라형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가형이라 자부담이 제일 적었다. 그러나 생후 3개월 이후부터 신청할 수 있고, 삼둥이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아이돌보미 선생님을 섭외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근무할 때 내가 잠깐 담당했던 일이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하루 최소 2시간부터 신청할 수 있고, 다자녀가정에도 매우 필요한 서비스인데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베이비시터이지만 공공기관에서 관리를 하고, 아이 돌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사도움은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관건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가정에 정말 좋은 분을 매칭해 주셔서 아이들이 두 돌이 되기 전까지 쭉 도와주셨다. 


영양플러스사업이라고 저소득 가정에 산모와 아기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도 각 지자체 보건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삼둥이들은 미숙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해당되어 한 달에 1명당 분유 2통씩 총 6통을 지원받았다. 


생각해 보니 많은 서비스를 이용했었다. 이 모든 건 사회복지서비스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10년 전보다 지금은 더 많은 혜택과 정책이 생겨났다. 그리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도 꽤 많아지고 원스톱서비스로 통일이 된 것도 있다. 


 "아이가 넷이면 혜택 많이 받죠?"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 

"그게 대체 뭔대요?"

라고 따져 묻고 싶다. 


아이가 커 갈수록 필요한 서비스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회복지사에서 사회복지대상자가 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