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삼둥이들 돌이 다가오니 더이상 혼자 케어하기 힘들겠다 싶어서 큰 결심을 했다. 이제는 어린이집에 보내야겠다고 말이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고된 육아로 인해 소모된 몸도 회복시키고, 첫째 아이에게도 더 신경을 써야겠다 싶었다. 그러나 걸리는 한가지... 3명 앞으로 나오는 양육수당이 끊긴다. 그래도 어린이집에 3명을 보내면 어린이집 보육료지원이 되니 그래도 보내야하는 게 맞았다. 집 주변에 있는 어린이집을 방문했더니 3명이 한반이 되고 한명의 보육교사가 케어해 준다고 했다. 삼둥이라서 좋은점 하나 발견했다.
어린이집을 보내고 나니 나만의 시간이 생겨서 너무 행복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정형외과에 다닌 것이다. 모든 관절이 안 좋아져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그리고 집 주변 카페와 마트 등을 돌아다니느라 한동안 집에 있지 않았다. 쉬는 날에도 집에 있기 싫어하는 성향인 나에게 집 안에서 육아만 했던 시간은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 임신 4~5개월차부터 외출이 거의 불가능했던 나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이런 자유도 잠시, 삼둥이들이 온갖 전염병을 줄줄이 달고 와서 번갈아가며 소아과에 가는 게 일과가 되어버렸다.
주말에도 독박육아였던 나에게 아이들과 좁은 집에서 북적북적 지내는 하루는 너무나 길었다. 4명을 데리고 무조건 나가야했다. 이용료를 내고 가야하는 키즈카페는 금액이 너무 부담스러워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키즈카페같은 곳이 어디일 지 찾아보니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있었다. 7세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놀이방(지금은 공동육아방이 되었다)에서 잘 놀고, 무료로 장난감도 2주씩 빌려주었다. 첫째가 학교에 입학하니 같이 데리고 다닐 수가 없어서 유아기때까지 잘 데리고 다닌 곳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다니다보니 '우리동네보육반장'모집 공고를 보게되었다. 아이들 간식비라도 벌어야하는 상황이라서 뭐라도 해야했는데 아이들이 어려서 엄두를 못내고 있는 찰나에 나에게 딱인 일이다 싶었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우리동네보육반장을 시작했다. 출산가정 엄마들에게 육아상담, 정보제공, 자조모임 운영 등을 하는 일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재택근무라 가능했다. 누군가가 그랬다. 당신이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인데 누굴 도와주냐고... 난 나름 아이들이 커서 숨통이 트여 돈도 벌어야했고, 경력도 필요했고, 첫 육아로 힘든 엄마들도 도와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