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브라보~~아빠의 청춘
아버지의 치매는 계속 진행중이다. 작년 여름 무면허운전 사건?이 있고나서 장기요양 등급 조정 신청을 했으나 신체가 멀쩡하다는 이유로 인지지원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단기 기억은 점점 더 없어지고 있어서 똑같은 말을 무한 반복하고, 최근에는 엄마에게 왜 밥 안주냐며 역정을 내신다... 엄마도 지쳐가신다. 일명 나쁜 치매가 온 아빠는 폭언, 폭력, 망상증상도 심해지고 있다. 이러다가 엄마도 잘못되실까 늘 노심초사다. 데이케어센터도 다니기 싫다고 한다. 늘 집에서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해대신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길 찾기와 노래 가사를 잊어버리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왕년 꿈은 가수였다. 노래를 워낙 잘 하시기도 하고 좋아하신다. 출근하다가 전국노래자랑이 OO구에서 개최한다는 현수막을 보게되었다. 친정이 있는 구이다. 이미 아버지는 각종 노래자랑 수상 경력이 화려해 집안에 있는 전자제품의 대부분은 노래자랑대회에서 받은 수상선물이다. 이번 참에 아버지가 전국노래자랑에 나가게 되면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으니 엄마를 좀 덜 힘들게 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메일로 지원서를 신청했다.
예심에 참가하라는 확정 문자를 받았다. 300팀 중에 15팀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단 아버지가 참여를 강력히 원하셔서 예심날짜를 알려드렸다. 그 이후로 수시로 전화해서 언제냐고 물어보신다. 그래서 안내전단지를 출력해서 갖다드렸다. 어떤 곡을 부르실지도 이미 정하셨다. 엄마말로는 매일 연습하신다고 한다. 아버지가 희망하는 곡은 배호의 안개낀 장충단공원이지만 고음이 이제 잘 안 올라가신다고 하셔서 아빠의 청춘으로 하자고 했다. 다행이 예심이 있는 날 퇴근 후 바로 아버지를 모시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가 노래하며 잠시나마 기억력도 회복하고 즐거우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