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제2의 진로 고민

경단녀들의 깊은 한숨....

by 소셜or패밀리 워커

얼마 전 아이들 친구 엄마들, 그 중에서도 아들 셋이상 다둥이 엄마들과 큰맘 먹고 처음으로 힐링 여행을 다녀왔다. 가는 내내 우리는 앞으로 무얼하고 살아가야 하는지가 주된 화재였다. 자녀들을 세 명 이상을 낳고 키우다 보니 우리의 경력은 그야말로 의도치 않게 10년 이상이 단절되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다시 일자리에 들어가려고 보니 엄마들의 나이는 이제 중장년이 되어있다.


나같은 경우는 사회복지 현장에 정규직으로 들어갈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내 나이는 이제 기관장이 되어야 할 나이다. 작년 11월까지 센터장으로 근무했던 나는 계약 기간이 끝나 이제 더이상 같은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3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하며 제대로 현타가 왔다. 집 근처 새로 생기는 노인복지관에 이력서를 두번 넣었는데 1차 서류심사에서부터 탈락되었다. 그나마 사회복지 틈새 분야(어느 복지관 관장의 조언이었음)인 키움센터 일반 교사도 5~6군데 정도 지원서류를 내봤지만 서류심사에서부터 고비를 마셨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입 벌리고 있는 4명의 자녀들은 점점 성장해 가고 있고, 내 나이는 먹어가고 있다. 할 수 없이 풀타임이 아닌 시간제 교사로 마지막으로 지원했다. 3개월의 구직활동 기간동안 유일하게 서류 심사에 통과되었다는 연락을 받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했다.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했다.

"왜 시간제로 지원했나요?(경력과 나름대로 쌓아온 스펙을 보시고..)"

"풀타임 교사는 뽑아주지 않아서요."라고 정말 솔직히 답변했다. 너무 솔직해서 뽑아주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3월부터 현재까지 키움센터 아침돌봄교사를 하고 있다. 아침형 인간인 나에게는 너무나 적합한 근무 조건이다. 오전7시부터 11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집에 가면 12시이다.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센터이다. 한동안 낮잠도 자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는데 너무나 긴 하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투잡러가 되었다. 50플러스센터에서 경력인재체험형 사회복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3개월짜리 근무이다. 57시간을 넘기지 않는 시간내에 겸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치구내 치매안심센터에서 주3일 오후에만 근무한지 2주가 되었다. 중장년 일자리라 그런지 난이도 있는 일이 아니다. 3개월동안 약600명의 치매가족에게 전화해서 현황 관리를 해야하는 일이다.


결국 난 사회복지 경력인정도 되지 않는 이 일들을 또 하고 있다. 누군가가 물었다.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며 지낸 시간을 후회하지 않죠?"

"암요... 후회하지 않죠... "

씁쓸한 현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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