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도화지에 새하얀 구름들이 수놓아져 있는 하늘을 향해 산악열차를 타고 40분을 달려 오른 샤프베르크 정상은, 구름에 덮인 채 촉촉하고 하얀빛으로 시야를 물들이며 주위를 둘러보는 내내 다른 세상 속에 들어온 기분을 들게 했다.
목덜미를 휘감는 맑고 순수한 바람을 느끼며 풀밭에 누워 알프스를 바라보니 이곳에 오기까지 지나쳐 온 여정이 스쳐 지나간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타이트한 정장에 딱딱한 구두를 신고 470번 버스에 앉아 졸고 있던 나의 모습이 오히려 꿈처럼 느껴질 무렵,
뿌뿌-
경적 소리에 돌아보니,
하얀빛이 가득한 낙원의 입구로 이제 막 또 다른 열차가 들어서고 있다.
- Schafberg, Aust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