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을 ‘진짜’ 스마트하게 써보자
목차
1. 노션광이 시작한 '노션 템플릿 프로젝트'
2. 가능성이 보이면 일단 해보자!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
3. 학습 도구, 1차 모델
4. 진짜 프로덕트, 2차 모델
이런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1. 노션을 자주 사용한다.
2. 노션을 어떻게 써야 할지 1도 모르겠다.
3. 기획자 혼자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나는 노션을 사랑한다. 집, 학교, 회사에서 모두 노션을 쓰고 있고, 문서 작업, 협업, 프로젝트 관리 등 분야를 막론하고 노션을 이용하고 있다. 많고 많은 툴 중에서 노션을 쓰는 이유는 범용성 때문이다. 사실, 특정 영역에서는 노션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좋은 툴이 많다. 프로젝트 관리에 초점을 둔다면 먼데이를, 개발자 협업을 위하면 자라를 추천한다. 하지만 심플한 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여러 툴을 바꿔가며 쓰는 걸 싫어하고, 1가지 툴에서 모든 걸 다 하고 싶었고, 노션은 내 니즈에 딱 맞는 툴이다.
이번에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로, 노션 템플릿 홈페이지를 하루 만에 제작해서 배포했다. 노션에서는 다른 사람의 워크스페이스에 있는 페이지를 복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복제 시스템을 활용해, 직접 제작한 노션 템플릿을 사람들이 복제해 가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아직 배포한 지 약 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769명의 사람이 다녀갔다. 인풋 대비 아웃풋이 생각보다 괜찮은 프로젝트라고 판단해, 관련 경험을 공유하려고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템플릿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년에 첫 스타트업에서 출근하면서 노션을 접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많은 사람이 노션을 쓰는 줄 알았다. 이게 편파 판정인가? 하지만,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스타트업과 연이 없는 사람이라면 노션을 아예 써보지도 않은 사람이 많은 걸 깨달았다. 특히, 대학생 중에서 노션을 쓰지 않는 사람이 은근 많았고, 최근에 학교에서 노션 강의가 열리기 시작했다. 대학교 계정으로 가입하면, 노션 개인 유로 모델을 무료로 쓸 수 있으니 참고하자!
노션으로 포토폴리오를 만들었는데, 이게 생각치도 못하게 큰 바이럴을 탔다.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친구들은 나를 '노션을 잘 아는 사람'라 생각했고, 노션을 갓 시작한 친구들에게 연락이 올 때가 많았다. 아래는 내 노션 포폴인데, 작성 과정을 다룬 블로그 글이 바이럴을 타고 매거진에 기고되기도 했다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싶어서, 혹은 이번에 프로젝트 협업을 노션으로 하고 싶어서 등등 각자마다 노션을 시작한 이유는 달랐다. 친구들에게 커피를 얻어먹으면서 노션을 알려줬다. 아 잠만 1시간에 커피 1잔이면 최저 임금보다 못하는데...? 친구들에게 내가 노션을 어떻게 쓰는지 보여줄 때마다, 모두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노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모두 나만큼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MBTI가 극한의 J인 나만 이 정도로 쓰는 거였다.
문득, 직접 만든 노션 템플릿을 팔아보면 돈이 쏠쏠하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아웃스탠딩 기사에서 아이패드 등에서 쓰이는 굿노트의 템플릿을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서 판매한다는 다꾸 UGC 시장(=다이어리 구미기 User Generated Content)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다른 서비스에서 템플릿 판매 시장도, 주변 친구들한테도 이렇게 니즈가 넘쳐나는데 안 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다시 한 번 시작했다.
노션 템플릿의 니즈가 존재하려면, 애초에 노션을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 주변에 노션을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스타트업씬에서 활동하고 있느냐?'였고, 처음 타겟으로 '스타트업 플레이어'를 설정했다. 스타트업 플레이어가 원하는 노션 템플릿이 무엇이 있을지 알아내기 위해, 이들이 왜 노션을 쓰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노션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고, 초기 스타트업은 아스나, 지라 등 여러 툴을 사용하기보다 일단 1가지 툴인 노션을 집중해서 쓸 것이라 판단했다. 이 점을 노려, 아예 스타트업이 그냥 다운로드하여서 바로 쓸 수 있는 워크스페이스 템플릿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OKR, 린 프로세스, 애자일 시스템 등의 전략 및 업무 시스템과 HR, 채용 관리, 에셋 관리 등 보조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워크스페이스 템플릿을 제작했다.
때마침(?) 브런치가 스타트업 콘텐츠 위주라서, 스타트업에서 활동하시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자주 들어온다. 설정한 타겟이 바로 옆에 있는 셈이었고, 프로젝트의 1차 모델 배포를 브런치에서 진행했다. 브런치에 새로 작성한 글의 최하단에 테스트 신청 링크를 남겼다. 물론 테스터가 충분히 모였다고 생각했을 때, 해당 링크를 지웠습니다. 구글폼에 틈틈이 들어가 누가 신청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워크플로우 자동화 툴인 자피어를 활용했다. 자피어로 구글 폼과 슬랙을 연결시켰고, 구글 폼에 새로운 신청이 올 때마다 슬랙에 알림이 가도록 설정헀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신청을 해주셨고, 메일로 1차 모델인 워크스페이스 템플릿을 공유했다. 이때, 주목적이 "워크스페이스 템플릿이 정말로 유효한가?"를 검증하기 위함이라, 딱히 홈페이지를 만들지는 않았고 노션 페이지 링크를 메일로 전달드렸다. 테스터 분들이 편하게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페이지에 관련된 매뉴얼도 함께 적어서 보냈다. 이후에 다시 메일로 피드백을 요청드리는 구글폼 링크를 전달드렸다.
여러 피드백을 받았고, 그중에서 가장 많이 겹치는 부분은 "노션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와 "볼륨이 너무 크다"였다. 템플릿을 사용하기 위해선, 그 템플릿을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워크 스페이스 템플릿은 서로 다른 DB끼리 복잡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서, 처음 접하신 분들이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큰 볼륨의 템플릿은 적합하지 않음을 깨닫고, 작은 볼륨의 템플릿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함을 학습했다.
학습한 바를 바탕으로, 2차 모델은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1차 모델의 목표가 "완성된 워크스페이스를 바로 복제해서 쓰게 만든다!"였다면, 2차 모델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모듈을 다양하게 만든다!"였다.
또한, 주변에서 스타트업 말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템플릿이 있으면 좋겠다는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했다. 어차피 작은 모듈을 다양하게 만들기로 방향을 설정했으니, 스타트업에서 쓰는 템플릿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템플릿도 구현하기로 결정했다. 일상 템플릿은 노션에서 평소 쓰고 있는 양식을 그대로 복붙 했고, 스타트업 템플릿은 1차 모델을 더 작게 쪼갰기 때문에, 2차 모델을 만드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1차 모델에서 학습한 바가 매우 많아서, 2차 모델은 처음부터 공개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배포를 위해 홈페이지를 만드려는데, 이 서비스 이름을 뭐로 할지 고민이었다. 문득, <어린왕자>에서 양을 그려달라는 말하는 어린왕자에게 작은 네모 박스를 그려서 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자신에게 필요한 템플릿을 자유롭게 다운로드하여서 쓸 수 있다는 컨셉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Notion Box"라는 이름을 붙였다. 로고도 노션과 관련됨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션의 로고 가운데에 ?(물음표) 를 집어넣었다.
빠르게 홈페이지를 만들고 배포하기 위해, oopy(우피) 서비스를 이용했다. 우피는 노션 페이지를 홈페이지로 변환시켜주는 서비스로,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자주 써먹은 서비스였다.
노션 페이지를 배포하면 되는데, 굳이 홈페이지를 만든 이유는 크게 2가지 때문이다. 우선, 노션 페이지 링크는 너무 길고 더럽다. 깔끔한 도메인이 필요했고, 우피는 저 더러운 노션 주소를 매우 깔끔하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 이유는 데이터 트래킹 때문이다. 다양한 모듈이 있는 만큼, 사람들이 어떤 모듈을 많이 애용하는지 알기 위해서 데이터 수집 환경이 필요하다. 우피에선 HTML을 직접 만질 수 있어서 외부 데이터 툴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 홈페이지의 세부 제작 과정, 데이터 환경 세팅, SEO, 데이터 대시보드 설정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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