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cent means guilty
무고한 자들에게 고함
또각, 또각, 또각. 다급하게 좌클릭을 눌러대는 네가 무려 중도를 지향한다는 소식에 난 그만 풋 하고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지. 그럴 거면 진즉에 마우스라도 좀 좋은 걸로 바꾸지 그랬냐. 난데없이 박력 넘치는 그 소리에 늘 그랬듯 나만 부끄러워지잖아. 훗, 결말은 노상 이런 식이라니까.
최선의 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까닭에 우리가 도달한 결과는 마침내 최악의 악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선은 왜라는 질문이 멈춰 선 그곳, 거기까지였던 거다. 일말의 기대마저 사라진 그 자리엔 기획된 혼돈만이 표류할 뿐이니까.
그러나 티끌 묻은 선이라 하여 어찌 자기 몫의 책임 한 톨 없다 할 수 있겠는가? 어느덧 먼지가 내려앉았다고 똑같이 우길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Do not act like innocent, please. 그런 뻔뻔함이야말로 진정 무고한 이들에게 폐를 끼치고 말 테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은 끝까지 무고하다고 결백을 주장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앞장서서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누구처럼 분노만 격할 게 아니라, 오늘의 수모에 반성도 할 줄 아는 이들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 Innocent means more than guilty.
자기 몫의 책임은 누구에게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