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은 완벽한 식품이 아니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양이 하면 생선을 주로 먹는다고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생선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적당한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어서 고양이는 물론 인간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하지만 어떤 생선은 고양이가 섭취했을 때 일부 비타민을 파괴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먹일 때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사실 영양학적으로 생선은 고양이에게 완벽하지 않다. 고양이 조상의 주식은 육지동물이었고, 생선은 먹지 않았다. 일부 바닷가 근처에 사는 야생 고양이들만이 생선을 먹었다. 즉 고양이는 생선을 주요 식단으로 삼지 않는다. 생선에는 단백질이 많지만, 칼슘, 소듐, 철분이 부족하며 인이 과다 함유돼 있어 고인산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줄 때는 고양이가 총 섭취하는 음식양의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줘야 한다.
그리고 생선 뼈가 고양이의 식도나 위장 등을 상처입힐 수 있으니 뼈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절대 날생선을 주지 않도록 하자. 날생선에는 비타민 B1 또는 티아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으므로 생선은 익혀서 먹여야 한다. 고양이 몸에 티아민이 부족하면 식욕 부진, 신체 조정력 상실, 어지럼증, 공격성 증가, 발작 등이 생긴다. 또 날생선을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참치캔이나 다른 생선 통조림 등 기름 안에 들어있는 생선도 피하도록 하자. 이러한 통조림 생선은 황색지방증을 일으키는 다량의 불포화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증상으로는 식욕 부진, 우울증, 피모의 건강 상실, 과민 반응, 복통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시중에 나와 있는 고양이 사료조차 안심할 수 없다. 습식 사료에 사용된 생선은 대부분 높은 수준의 인과 마그네슘을 함유한 여러 해산물의 잔해다. 이런 음식은 요로 질환이나 신장 질환 병력이 있는 고양이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또 다른 아이러니한 사실은 많은 고양이가 생선류에 민감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생선은 고양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 하나다. 생선을 주요 재료로 하는 고양이 사료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많은 양의 히스타민이 들어있다. 게다가 생선 기반 사료는 적절한 혈액 응고에 필요한 비타민 K 합성을 방해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선 사료에는 합성 비타민 K 보충제인 메나디온이 첨가된다. 그러나 메나디온은 독성 물질로 간주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메나디온이 첨가된 사료를 고양이에게 먹이지 말라고 당부한다.
연어가 첨가된 고양이 사료는 반려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피부와 모질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오메가 지방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연어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동물 사료에 포함된 대부분의 연어는 인간이 먹을 수 없는 생선이다. 즉, 더러운 물에서 항생제와 살충제를 먹여 키운 생선이며 선분홍빛 색을 유지하기 위해 염색 물질을 먹이기도 한다. 이러한 화학 물질이 사료에까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려묘에게 주는 생선을 고를 때는 까다롭게 생각해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고양이에게 매우 좋다. 특히 정어리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면서도 물 속에 있는 독소를 몸에 저장할 만큼 오래 살지 않기 때문에 정어리가 들어간 사료를 먹이는 것이 좋다. 만약 생선 기반 사료는 먹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크릴오일을 첨가하라.
피시오일 또한 '슈퍼 영양소'다. 생선에 많은 DHA는 신경 발달에 관여한다. 따라서 생선을 먹이지 않더라고 크릴오일이나 피시오일을 적정량 먹이는 것이 반려동물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반려묘의 뇌는 어미의 뱃속에 있을 때 발달하지만 태어나고 난 뒤에도 어느 정도 자란다. 그래서 특히 한창 성장기인 새끼 고양이에게는 DHA를 많이 먹여야 한다. 처음 몇 달 동안 DHA를 많이 먹이면 더욱 적응력이 좋고 주의력이 깊은 고양이로 성장한다.
만약 고양이에게 다른 질병이 있다면 보충제를 먹이기 전에 먼저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수의사는 반려묘의 컨디션과 현재 반려묘가 먹고 있는 약 등을 고려하여 올바른 보충제를 추천해줄 것이다.
고양이 사료를 살 때는 유기농 등의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라. 대신 뒷면에 적힌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살피도록 하자. 첨가물이 과도하게 많거나 재료의 출처가 의심스럽다면 구입해서는 안 된다. 또 육류 대신 곡물이 많이 들어간 사료도 고양이에게는 좋지 않다. 여러 후기를 살피고 평판이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자.